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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농장일기

고추결속기를 이용한 고추끈 묶기

by 늙은여우한마리 2013. 6. 16.

2013년 6월 15일.

 

화요일에 비가 오긴 했어도 가뭄은 해갈되지 않고 날씨는 연일 불볕 더위다.

일주일에 한두번 주말농장을 찾는 주말농부의 입장에서는 농작물에 대해 이런 저런 걱정으로 한주를 보내곤 한다.

비가 오면 비에 어찌될가?

바람이 불면 바람에 어찌될가?

비가 오지 않으면 가뭄에 어찌될가?

농장에 들어서서 한주 동안 훌쩍 커진 모습에 감탄하고 이런저런 피해에 한숨을 쉬게 된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농장입구에서 처음 눈에 띄인 고구마가 잘 살아 있음에 감사햇지만, 지난 비에 땅에 누워서 크고 있는 고추를 보고 선 한숨을 쉴 수 밖에 없었다.

비가 그리 많이 내리지도 않았는데 고추가 절반 가까이 쓰러져 버렸다. 

<지난 화요일 비로 쓰러져 누워 버린 주말농장의 고추들>

슈퍼마니따의 키가 그리 크지 않길래 이번주에 고추끈을 묶을 요량으로 끈을 매어주지 않았더니 이런 사단이 나 버렸다.

한번 쓰러지고 나면 몸쌀을 심하게 앓을텐데... ㅠㅠ

다른 일보다 쓰러진 고추를 돌보는 일이 급했다.

조심스럽게 세워서 끈을 묶어 주었지만, 한번 쓰러진 고추들이 힘없이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힘들어하는 모습이 안타갑기만 했다.

흔들리지 않게 끈으로 가로줄에 단단히 고정을 해 주는데 갑자기 왼손 엄지손가락이 심하게 아파왔다.

제대로 고정을 시켜야 되는데 왜 이리 힘이 드는지..

할 수없어 좀더 쉬운길을 찾기로 했다.

얼마전에 인터넷으로 검색했던 고추결속기(원예용 결속기)가 생각이 나서 농협에 고추결속기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농협에 갔다.

다행이 고추결속기를 구할 수 있었다. 

<농협에서 구입한 고추결속기(원예용 결속기)>

이넘의 기계가 왜 이리 비싼겨...

인터넷 가격보다 무려 만원이 더 비싼거 같았다. 

그래도 필요하니 어쩌랴.. 사야지..

농장에 돌아와서 고추결속기로 작업을 해 보는데 갑자기 가로로 매어둔 줄이 뚝 끊어지는것이 아닌가?

ㅡ.ㅡ;;

사용법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만 가로줄을 끊어 버린것이다.

몇분을 낑낑거리면서 사용법을 익히고 나니 어느정도 요령이 붙었다.

<고추결속기를 이용해 고정해둔 고추들. 쓰러지긴 해도 제법 열렸다>

고추결속기를 이용하여 고추를 고정하고 나니 분홍빛 끈이 고추곁에서 재롱을 피우는 듯 살랑살랑 거렸다.

 

고추가 쓰러졌기 때문인지 새들 때문인지 고추끝이 잘라져 있는 것이 많이 보였다.

하늘에서는 비둘기를 비롯한 온갖 새들이 왔다갔다 하면서 재잘거리고 있었다.

새들의 공격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반짝이를 고추밭에 매어 두었다.

<새들의 접근을 방지하기 위해 묶어둔 반짝이>

바람에 반짝이가 푸르르 소리를 내면서 햇볕에 반사되면 새들이 무서워서 접근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누워있던 고추들이 다시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 드는 모습을 보니 생명의 신비로움에 또 한번 감탄해 본다.

 

일을 하고 있자니 개울쪽에서 시끄러운 중장비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온다.

개울쪽으로 가보니 하천 정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포천시 하천정비 작업 - 하수도관을 묻고 있는 중>

포천시의 하천 정비로 깊이울 유원지에서 하심곡까지 하천에 하수도관을 묻는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작업이 끝나면 상류에서 부터 내려오던 오폐수들이 모두 하수도관으로 모아지고 개울은 지금보다 훨씬 깨끗해 질 것이다.

보다 더 깨끗해질 하천을 생각하니 땀으로 목욕을 해도 절로 흥겹다.

 

토마토는 열매가 맺힌 하단부의 곁가지를 제거해 주었다.

통상 열매 바로 밑에까지 제거하는게 좋다고 하던데 나는 바로 밑은 남겨두고 제거했다.

<토마토 열매 하단부 잎을 제거한 모습>

잎이 무성하기 때문에 성장세를 봐 가면서 잎을 제거해 줄작정이다.

이제 구슬만한 크기인 토마토가 언제 다 자라서 먹거리를 제공해 줄련지...

제거 된 토마토 잎은 야콘 심은곳을 덮어 주었다.

 

지난해까지 열리는 듯 마는 듯 유명무실했던 사과나무에서 올해는 나무마다 제법 많은 열매가 달렸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적과를 해야할 정도로 달리다 보니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사과나무 적과하는 방법을 몰라 어찌할가 고민했었는데, 다행이도 어머니께서 적과하는 방법을 아신다길래 배워서 적과를 했는데 제대로 했는지 아닌지 모르겠다.

<적과된 사과 열매>

적과를 하고 나서 보니 제법 자세가 잡히는것 같기도 하고 잘못된 것 같기도 하고 영 감을 잡을수가 없었다.

나무 아래는 적과된 사과 열매가 수두룩....

몇해동안은 거름도 주지않고 자연상태로 방치했지만 이번에는 많은 사과가 열린터라 제법 욕심이 났다.

<사과 나무에 퇴비를 뿌린 모습>

각 나무 마다 줄기 주위를 삽으로 조금 파고  거름을 한포씩 뿌리고 마른 풀잎을 덮어 주었다.

제대로 거름을 주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뭐 어쨋던 거름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서 튼실하고 맛있는 열매을 맺어주길 기대해 본다.

 

그리 크지 않은 농장이지만 일주일 분량을 소화해야 되다 보니 늘 시간에 쫓기게 된다,

하지만  제대로 성장하는 농장물의 모습에 위안을 삼아 일을 하게 되고 또 다음주를 기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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