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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농장일기(2011년 이전)

두 녀석의 도움과 수난당한 배나무들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9. 2.
2007년 4월 28일

콩을 심을곳과 참깨 심을곳 고구마 심을 곳의 준비가 아직 되지 않은 관계로 토요일,일요일 이틀동안 일을 하기로 하고 온 가족이 농장으로 향했다.
아이들의 놀이 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텐트도 준비하고 아이스크림도 넉넉히 - 이건 많이 먹음 안되는데 - 준비한채로.

포천의 날씨는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 에고고..
전기 담요를 고온으로 해 놓고도 덜덜덜.
밤 잠을 설치고 나니 아침에 온 몸은 찌뿌뚱~~~

지난주 겨우 새순을 틔운 것 같았 던 배나무에서 어느새 하얗게 배꽃이 피어 있는걸 보니 하루하루가 다르게 자라는것 같았다.

아버지께서는 원두막 옆의 땅을 정리해서 딸기를 옮겨 심어 딸기밭을 정성들여 만드셨다.
아마도 내년에는 맛있는 딸기가 주렁주렁 열릴것이다. 작년에는 몇개 맛보지 못했는데...

오래전에 심은 감자는 이제서야 삐죽히 얼굴을 쳐든다. ㅡ.ㅡ
딴 집들은 벌써부터 몸집을 키우고 있는데 이제 싹이 트다니 걱정스럽기까지 하였다.
아마도 심을때 움튼 감자순을 떼어 버리고 심어서 늦게 올라오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순을 떼어내지 않은 것은 빨리 튀어나오고 그렇지 않은 것은 아직 새순이 생길 생각도 않으니 감자심은 곳은 들쑥날쑥 보기가 영 좋지 않았다.
사진에서는 싹이 움튼것 딸랑 하나만 찍었으니 건실해 보이지만.
ㅋㅋ 조작된 사진의 솜씨 예술아닌 예술이어라~~~~

오늘 아이들에게 걸린 옵션.
아빠일 열심히 도와주면 집에가서 슬러시 한잔씩 사주기로 했다.
그러자 두 녀석이 신이나서 아빠일을 거든다.
나는 관리기로 땅을 로타리 치고 아이들은 땅에서 나온 굵은 돌을 수레로 들고 날랐다.
작은 손에 커다란 장갑이 모양새는 나지 않았지만, 그 힘으로 돌을 날라주니 일이 한결 수월했다.

재 작년에 흙을 받고 돌을 골라내기 시작해서 작년까지 참으로 많은 돌을 골라내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머리통 만한 돌이 가끔가다 튀어나오고 주먹만한 돌들은 한없이 나왔다.
조금만 작업해도 금새 한 수레가 되고, 이번에 작업한 땅에서 나온 돌만해도 무려 3수레...
엄청나게 나온다.ㅠㅠ
가벼운 관리기는 로타리 치면서 계속 돌과 부딛치자 무거운 금속음을 질러대면서 투덜거렸다.

원두막 옆에다 아이들을 위해 텐트를 쳐 주니 자기들 세상인양 텐트 속에서 마냥 신이 난듯 이리저리 뒹굴뒹굴...
그러다가 옆집에 놀러온 새로 사귄 형과 연날리기도 하면서 들판 여기 저기를 뛰어 다니다가 해질녘이 되어서는 떡하니 다음주에 만나자는 약속까지 하고선..

내가 밭을 로타리 치는 동안에 아버지께서는 배꽃을 따 주어야 한다면서 가위로 배꽃뿐만 아니라 올해 올라온 새순까지 싹뚝싹뚝 ㅡ.ㅡ
배나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올해는 꽃을 따주어야 나무가 튼튼히 자라긴 하는데 새순까지 잘라버리다니 이를 어쩌면 좋을련지...
거기다가 나머지 한 그루는 큰 놈에 의해 새순이 무참히 떨어져 나가 땅에 나뒹굴고 남아있는 새순은 손가락으로 헤아리기도 힘들정도니 원. ㅠㅠ
배나무 두 그루가 할아버지와 큰 놈 때문에 날 벼락을 맞았다 에고..
언제다시 새순이 나와서 제대로 자랄지 걱정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