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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농장일기(2011년 이전)

게으른 때문인가? 여유로움 때문인가?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9. 2.
2007년 4월 14일

어째 요즘은 주말만 되면 비가 온다.
봄이 되니 여기저기 텃밭을 일구는 주말농부며 전업농부며 일손이 점점 바빠진다.
아파트에서 내려다 본 텃밭에선 봄소식을 전하듯 상추며 얼갈이 열무 등이 저마다 예쁜얼굴로 웃음지으며 태어나고, 비 온후 주말농장은 검은 비닐로 새옷을 갈아입으며 한해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주말농부.
에고..
비가 온다니 ㅠㅠ
할일이 태산같은데 어찌해야 할 지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면서도 여유로움이 있음은 올해 새 식구가 된 소형관리기 때문이리라.
ㅋㅋ 그 넘 너무 일시킨다고 퍼지지나 않으려나??

주중에 내린 비로 인해 토요일 일하기가 수월하지 않을것 같아서 좀 늦게 농장으로 갔다. - 슬슬 농뗑이 치기 시작하는 모습 -
의정부에서 9시가 넘어서 출발해서 물어고개에서 약숫물을 길러 농장에 도착하니 11시가 훌쩍 넘어있었다.
11시에 농장에 와서 무슨일을 할고 ㅡ.ㅡ
땅은 비에 흠뻑 젖어 걸어다니기만 해도 키가 부쩍부쩍 커진다.

농장에서의 봄소식은 작년에 심은 마늘로 부터 시작해서 하나 둘 새순을 틔우고 있는 배나무에서 들을수 있었다.
그런데 감자며 완두콩, 옥수수는 아직도 추운지 얼굴을 내밀지 못하고 땅속에 꼭꼭 숨어 있었다.

농장을 여기저기 둘러보고 난 후 - 심은게 없으니 볼것도 없지만 - 어머니는 강낭콩씨를 뿌리시고 나와 아버진 둘이서 고추 심을곳과 고구마 심을곳에 퇴비를 뿌리고, 점심식사 후에 밭을 갈 준비를 했다.

고추밭에 두둑을 만들고 고구마 심을곳의 땅을 뒤집어서 고구마 심을 준비를 해야 되는데 시간이 허락할지 불안했다.

퇴비를 뿌리고 점심식사를 하고나니 어느새 시간은 2시가 훌쩍 넘어버리고..
에고 클났다. ㅠㅠ

그래도 먹을것은 먹어야지....
야쿠르트 한병에 커피 한잔 마시고 여유롭게 장화를 신고 새로운 일꾼에게 명했다.
"자~~ 이제 일하자. 너랑 나랑 어쨋거나 오늘 저거 다 해야 된다"
하며 시동을 걸자마자 이놈이 대답한다.
"네~~ 그렇게 합죠. 주인님~~^^"

배토기를 깊게 조정하고 고추 심을곳에 기계를 가져대니 전보다 부드럽게 땅을 박차고 나간다.
"이랴 이랴."
"푸르르르 딸딸딸딸~~""
이제 요령이 붙어서 그런지 처음보다 힘이 적게 드는것 같다. - 그래도 아직은 사람 힘 절반 관리기 힘 절반.
아직 물이 다 빠지지 않아서 인지 땅은 질퍽거리고,
'이리 질퍽이면 안되는데 ..ㅡ.ㅡ'
하면서도 일은 해야되니 어쩌랴.
로타리를 장착해서 고추 심을곳과 고구마 심을곳에 로타리를 다 치고 나니 그제서야 번듯한 밭의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다시 배토기를 바꿔 달고 고랑을 타고 고추 두둑을 만들고 배수로를 내고 나니 어느새 주위는 어둑어둑 어둠이 짙어져갔다.

휴~~~
늦게 와서 그럭저럭 일을 하긴 했는데 아직도 일이 태산이다.
고추 심을곳에 비닐을 덮고 고구마 심을곳과 참깨 심을곳에 두둑을 만들고 비닐을 덮어야 되고 여름철 먹거리인 수박 참외 심을곳도 만들어야야 되는데. 에고....

시간이 여유로운줄 알고 느긋하게 생각했다가 시간에 쫓기게 되다니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