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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농장일기(2011년 이전)

사과와 배 나무를 심고(060318)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8. 2.
2006년 3월 18일
어느듯 봄이 온듯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아 다니기가 제법 편안하다.
겨우내 밭에서 일을 하노라면 햇살에 녹았던 땅이 질퍽질퍽 거렸는데, 이제는 그런 불편은 없었다.
중고 판넬을 이용해 지은 농막을 온 집안 식구들이 깨끗이 닦아내고 장판도 깔고 하니 제법 편히 쉴 공간이 만들어 진 듯하다.

금요일에 양재동에서 사과며 배나무 묘목을 사왔다.
좀 크게 자란것을 사서 심으려고 했는데, 자동차에 나무가 들어 가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묘목을 심기로 했다.
사과 2그루 배 2그루 그리고 복숭아(??)...
좁을 땅에 심으려니 어디에 심어야 될지 고민스럽기까지 하다.
열심히 아버지와 같이 구덩이를 파고 정성을 다해서 심었건만 처음 심어보는 나무라서 그런지 흡사 나무꼬쟁이를 꼽아 둔것 같은 모습에 초라함 까지 느껴진다.
이렇게 가냘프고 여린것이 제대로 자랄지 염려스럽기 까지 하다.
그러나 세월속에서 나무다운 모습을 보이면서 실하게 성장해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해 주겠지 ^^

겨우내 언 땅이 녹으면서 우리밭에도 반가운 봄소식이 왔다.
아직은 채 자라지 않았지만, 밭의 여기저기서 봄냄새를 듬북담은 냉이가 삐죽히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머니께서는 감자를 심을 고랑에서 냉이를 뜯으면서, 연신 싱글벙글하시고...
아마 다음주 정도면 보다 많은 냉이를 볼 수 있을것 같다.

올해 첫 시작은 감자를 심으면서 시작하려한다.
작년 여름내내 만든 거름과 올해 농협에서 구입한 퇴비를 감자 고랑에 뿌리고 밭을 뒤집기 시작했다.
에고....
온 가족이 여름내내 땀을 쏟으면서 밭에 돌들을 골라내고 또 골라 내었건만, 아직도 머리통 만한 돌들이 여기저기서 봄 햇살을 보기 위해 몸부림친다.
삽을 넣으니 돌과 삽이 부딛치는 소리.
그 순간 온 몸에서는 힘이 쭉 빠지고. ㅡ.ㅡ
쉼없이 또 다시 돌과 전쟁이 벌어졌다.
해가 서산으로 몸을 숨긴지 한참이 지나 어둑어둑해서야 감자 심을 준비를 마칠수 있었다.
힘은 들지만 올해는 숨어 있는 돌을 골라내는 작업을 하면서 여러가지 작물들을 심어야 될것 같다.
올해가 지나면 내년에는 좀 수월해 지겠지..

일을 마치고 나니 허리는 뻣뻣하게 굳어 버렸고, 손아귀의 힘은 떨어져 핸들을 쥐기 조차 힘들어진다.
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