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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농장일기(2011년 이전)

울타리 작업 2번째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7. 27.
2005년 11월 24일


그리 차겁지 않은 초겨울의 날씨이지만, 아침으로는 제법 겨울의 기운을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부산에 살고 있는 여동생 내외가 김장을 할겸 울타리 작업을 도와주기 위해 의정부로 왔다.
다행히 올해는 배추며 무우가 실하게 잘 자라 주어서 부산에 살고 있는 동생과 여동생의 김장을 모두 할 수 있었다.
먼길을 오는데 배추며 무우가 부족하지나 않을가 항상 어머님께서 근심이셨는데, 넘치는 김장 김치를 주체하지 못하셨다니....
김치 냉장고에 넣고 부산에 내려보내주고, 의정부에 계시는 외삼촌 댁에도 좀 나눠주고 나머지는 포천에 묻어 두었다.
내년 봄쯤에 개봉할 예정인데, 맛이 어떨련지....

어머니와 우리집 안방 마님 그리고 여동생이 김장을 하는 동안에 남자들은 포천으로 슝~~~~
드디어 울타리 작업에 착수...
아버지를 비롯하여 매제까지 모두 울타리 작업에는 아마추어..
건축용 파이트에 돌을 고르면서 모아둔 굵은 철사와 케이블선으로 만들기로 했다.
처음하는 작업은 역시나 힘드는 고난의 길..
아무리 해도 자세가 영 나오지 않았다.
쇠 파이프로 기둥과 기둥을 연결하지 않았음인지 계속 밑으로 망이 쳐졌다.
파이프 사이의 간격이 2미터인데, 4~5 개 정도 울타리를 만들고서야 그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었다.
첫날 3명이서 하루종일 한 것이 불과 8칸 - 16 미터 정도였다.

다음날.
김장도 마친터라 온 식구가 포천으로 향해서 괭이며 호미며 구루마를 들고서 거든다고 난리였다.
쌓인 노하우 때문인지 처음보다는 엄청난 속도로 작업이 진행이 되었다.
무려 20 미터 짜리 망을 2망을 사용할 정도이니, 완전히 전문가 수준.
처음보다 모양새도 이쁘게 잘 나왔다.

겨울의 낮은 왜 이리 짧은지..
당일로 모든 작업을 끝내려 했지만 시간이 허락치 않았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텐트에 전기 장판을 깔고서 작업을 했으니, 얄궂지 않은가?
남은 작업은 다음으로 미루고 철수를 하였다.
동생 내외에게 미안한 생각도 들고..
멀리서 왔는데 오빠라는 것이 일만 시켰으니 ㅡ.ㅡ
무엇으로 보답을 해야 될려는지...

그리고 수요일날 울타리 작업이 모두 끝이 났다.
이제서야 터의 윤곽이 제대로 잡힌듯 한 느낌이다.

하지만 아직도 골라내지 못한 돌들을 골라야 하고 낮은 곳의 흙을 돋우워야 하기에 할 일이 끝이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