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를 심기는 했는데(060326)

2006년 3월 26일 일요일..
날씨는 이제 완연한 봄날임을 느끼게 해 주었다.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 걸치고 간 오리털 파카가 무겁게만 느껴질 정도였다.

지난주 포천 농협에서 구입한 씨감자가 싹이 올라온다고 서두르시는 아버지의 이야기에 덜컥 겁이난 온 집안 식구들..
행여 늦으면 감자가 안 되랴. 서둘러 감자를 심기로 했다.
포천은 봄이라고 하기에는 저녁으로 좀 추운듯해서 너무 일찍 심는것이 아닌가 못내 불안하였다.
예정에는 4월 2일경에 심으려 했는데.

어쨋던 온 식구가 감자 심기에 달라 붙었다.
감자 심을 고랑을 준비하는 동안에 아버지께서는 감자 싹을 잘라 준비를 하셨다.
그런데 왠지 불안 ㅡ.ㅡ
감자 눈을 떼는데 영 불안하였다.
어떤것은 얇게 떼기도 하고 겨우 하나 달랑 눈이 붙어 있기도 했다.
아버님은 감자가 모자랄것 같아서 그랬다고 하셨는데, 내가 보기에는 남아도 엄청 남을것 같았다.
ㅠㅠ 좀 눈 좀 많이 붙여서 실하게 떼시지 ㅡ.ㅡ

열심히 고랑을 만들고 하나 하나 정성껏 심는 손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나는 연신 말다툼???
이리 심으면 안된다 저리 심으면 안된다......
아니다 다를가?
감자는 반도 심지 않았는데 준비한 밭고랑은 동이 나 버렸다.
할 수 없이 완두콩을 심으려고 준비하던 곳에 거름도 채 넣지 않은채 심을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하고도 남은것은 저녁에 닭도리탕 하는데 넣어서 배속으로 훌러덩 ㅡ.ㅡ
이제는 기도에 기도만 할 뿐....
정성껏 심었으니 잘 크리라는 기대로.......

감자와 함께 완두콩을 심고 집으로 오긴 했는데, 3월 마지막주에 눈이 내리면서 포천을 비롯한 전국이 꽃샘 추위에 시달림을 받았다.
에고....
애써 심은 감자가 얼어죽지 않을가???
걱정이 태산같다.
심은 손이 많아서 수확해서 여기저기 나눠 먹어야 되는데, 영 걱정이 가시질 않는다.

하지만 어찌하랴. 이미 엎질러진 물인걸..
추위를 이겨내고 싹이 터서 맛있는 감자가 잘 영글길 기도하는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