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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농장일기(2011년 이전)

공든탑이 무너졌네(060326)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8. 2.
2006년 3월 26일
작년에 돌을 고르면서 김장준비로 배추와 무우 등을 심었다.
그리 많이 거름을 넣지는 않았는데 김장을 하기에 충분한 배추며 무우 등을 수확할 수 있었기에, 남은 무우를 올 봄에 먹을 요량으로 땅에 묻어 두기로 했다.
무우값이 제법 비싸서 올 봄에 요긴하게 먹을수 있을듯 했다.

그리고 몇달이 흐른 3월 26일.
때마침 아버님 7순이라서 동생들이 올라 온 김에 파서 나눠 먹기로 하였다.
잔뜩 기대에 부풀어 곡갱이로 땅을 파고 삽으로 흙을 걷어냈다.
헉 ㅡ.ㅡ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겨우내 잘 저장이 되었으니라 생각했던 무우가 하나도 먹을 수 없게 하얗게 썩어 있었다.
그걸 본 순간 모두가 망연자실....

내 어릴적 기억으로는 무우를 넣어서 겨우내 꺼내 먹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그렇다면 저장하는데 별 무리가 없었을듯 한데, 어찌하여 무우가 다 썩어 버렸는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모를 일이었다.
그런데 가만히 땅을 살펴보니 겨우내 배수가 잘 되지 않았는지 땅이 촉촉히 젖어 있었다.
깔고 덮어둔 신문지며 박스 역시 젖을대로 젖어 있었다.
배수가 안된것이 문제였던것 같았다.

잔뜩 기대하고 무우 구덩이를 쳐다 보던 눈들이 실망으로 맥이 풀려버렸으니....

저녁에는 온 식구가 삼겹살 숱불구이를 해 먹었다.
이 역시 초보인지라(???)
불 조절이 잘못되어서 연기속에서 눈물을 쫄쫄 흘리면서 저녁을 해결했다.
그런맛에 먹는건가??
그래도 모두들 즐거운듯.
여름에 다시 한번 다 같이 모여서 초보티를 벗어 던지고 멋진 삼겹살 파티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