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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농장일기(2011년 이전)

마냥 신이난 녀석들(060326)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8. 2.
2006년 3월 26일.
포천 밭에 한 부대의 꿈나무들을 풀어놓으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이넘들이 전혀 말을 듣지 않는다.
옆집 닭장에 가서는 잔돌들을 닭장 속에 집어 넣어 이웃집 사람에게 욕을 먹고 ㅡ.ㅡ
밭에서 공을 이리굴리고 저리차고 한다.
그 덕에 할머니의 가슴은 까맣게 타 들어 갔으니..
행여 감자 심은데를 발로 밟아서 망치지 않을가?
이제 파랗게 올라오는 파 밭을 망치지 않을가?
생각다 못한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각자 호미 하나씩을 주면서 밭에 있는 냉이를 뜯게 했다.
가르켜 준다고 잘 구별할가 마는, 이넘들이 곧잘 냉이를 캐서 할머니에게 가져와서 검사를 받는걸 보면 할머니에게 제대로 배우긴 한것 같았다.
나는 아직도 잘 구별이 안가는데 ㅡ.ㅡ

꽃을 심어야 된다면서 엄마를 졸라서 채송화 씨를 울타리 옆으로 뿌리고, 할머니가 나무시장에서 얻어온 이름 모르는 꽃도 심고 자기들이 심었다며 좋아하였다.
그리고 돌을 고르는 아빠를 졸라서 4명이 한꺼번에 외발 수레에 올라타서는 연신 싱글벙글..
그 때만은 이 세상 무엇보다도 부럽지 않았으리라.
에고..
그 때문인지 아빠는 그날 허리가 아파서 일도 잘 못했는데 ㅡ.ㅡ

퇴비 더미를 뒤집는 수고도 하고, 감자도 심고 꽃도 심고 아빠가 태워주는 손수레도 타고 마냥 즐거웠으니, 그들의 작은 기억속에는 무엇이 남아있을가?
때로는 말썽을 부리기도 했지만, 아이들에게 소중한 작은 추억으로 자리매김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