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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농장일기(2011년 이전)

페트병 물 공수 작전(2005년 6월 6일)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7. 10.

계속되는 가뭄에 밭은 온통 사막과 같이 먼지만 폴폴 날리고 있었다.
간간히 비 소식이 있었지만 빗방울만 날리는 통에 고추며 콩이며 배추며 모두들 하늘만 쳐다보며 애타는 가슴을 쓸어앉고 있었다.
특히나 오늘은 한여름을 연상할 정도로 따가운 햇살에 모든 작물들이 푹푹 쓰러지고 있었다.
고추는 심고나서 물을 준 적이 한번도 없었으니, 무정한 주인만 탓하고 있을것을 생각하니 애처롭기까지 했다.
그래서 고추에 물주기를 작정하고 드디어 물공수 작전에 돌입하였다.
패트병 물 공수 작전....
말 그대로 패트병으로 330포기의 고추밭에 물을 주고자 한것이다.
패트병 100 개..
아파트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채우고-물 받는데 30분이나 걸렸음 ㅠㅠ - 드디어 밭으로 슝~~~~~~
밭은 풀을 깔아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바짝말라 있었다.
각 포기마다 구멍을 뚤고 조심조심 물을 부었다.
한없이 들어가는 놈들이 있는 반면 땅이 돌처럼 굳어서 모두 흘러 버리는 놈들도 있었다.
주인에게 시위라도 하려는 것인가?
물을 한번도 주지 않았음에도 튼튼한 줄기와 무성한 잎에 많은 꽃을 피우고 있었다.
이제 물을 먹고 키도 좀 크겠지....
에고....
그런데 패트병으로 물을 실어 나르는것이 보통 고통이 아니네 ㅡ.ㅡ
저녁도 못 먹고 밤 9시에 끝이 났네.....
하늘을 쳐다봐도 별만 반짝이고 비는 언제 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