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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쿵 저러쿵/가족이야기

많은 눈은 아니었지만(2008년 1월 12일)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7. 3.

금요일.

뜻하지 않은 눈이 중부지방에 펑펑 내렸다.

의정부에서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쉼없이 펑펑펑.....

발코니에서 바라본 도봉산의 풍경은 왜 일케 아름답게 보이는지?

매년 바라보는 눈이지만 올해는 좀 색다르게 보였다. 

 

아침부터 쌓여가는 눈을 보고 눈썰매를 타러 가자는 두 녀석들.

매년 의정부에 눈이 펑펑 오면 아파트 앞 산으로 눈썰매를 들고 올라갔었다.   짧은 거리지만 아이들이 타고 즐길수 있는 정도의 길이가 되는 천연 썰매장.

길이가 짧으면 어떠라.

지들이 좋으면 그만인것을..

 

금요일은 학원이다 수영장이다 하며 산으로 가지 못하다가 오늘 아침이 되자 본격적인 성화가 시작되었다.

밖은 내다보니 날씨가 포근해서 그런지 눈이 많이 녹아 있었다.

에고...

은근히 걱정이네.....

두 녀석의 욕구를 만족시켜줄 수 있을련지. ㅠㅠ

점심을 먹고 플라스틱 통 하나 - 이글루 만들 도구 - 와 눈썰매를 챙겨들고 산으로 향했다.

눈이 녹아서 그런지 땅이 질퍽질퍽 거려 영 불안했다.

산으로 가면서도 다음에 다시 오자고 했건만 두 녀석은 막무가내로 밀어부치기다.

 

매년 썰매 타던곳으로 가서는 두 녀석 왈.

"타면 되겠네 뭐.^^ "

그러고선 쓩~~하고 썰매를 타고 밑으로 내 달음친다.

'에고 저넘들이 눈도 별로 없는데서 뭔 썰매를 탄다고 ㅠㅠ'

큰 놈이 타고 뒤를 이어 둘째가 타고.

우당탕 쿵탕~~~~ 별 소리가 다 들린다.

 

어짜피 놀아주기로 한거...

썰매를 타는 동안 준비한 플라스틱 통에 눈을 넣고 눈을 벽돌처럼 만들어 아이들의 성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때 만큼은 나도 어릴적 동심으로 돌아갈 수 밖에..

눈이라도 많았으면 좀 더 크고 좋게 만들수 있으련만, 코딱지 만큼 적은 눈으로 뭘 하려니 영 작품이 안 나온다.

이글루 만들기는 아예 포기하고 그냥 성처럼 쌓기로 했다.

아이들의 도움으로 만들기는 했는데 원료(눈)의 부족으로 두단밖에 못 쌓았다. ㅋㅋ

그래도 두 녀석이 보기에는 거창한지 연신 입가에선 미소가 흘러나오는걸 보니 만족 스러웠나 보다.

 

눈이 언제 다시 올려나?

20센치 정도는 쌓여야 될 텐데.

나중에 시간 내어서 로얄 눈썰매장이라도 데불고 가야겠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