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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농장일기(2011년 이전)

마늘과 감자를 캐다.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9. 26.

2007년 6월 30일

본격적인 장마에 접어들다 보니 날씨를 가늠하기가 무척 힘이 든다.
특히나 주말을 이용한 주말농부에게는 더 더욱 불편하기만 하다. 

이번 주말에도 날씨가 반짝 좋아진 틈을 타서 감자며 마늘을 수확하기 위해 농장으로 향했다.
지난주에 캐려고 하다가 아직 감자며 마늘대가 튼튼한것 같아서 그냥 두었는데 이번주에 보니까 그냥 두기가 부담스러웠다.
장마로 인해 땅이 질퍽 거렸고 마늘을 뽑아보니 상태가 영 좋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작년 11월 말경에 마늘을 심을가 말가 고민하다가 소량(50개)을 심었다.
마늘 심고 가꾸는 법을 몰라 거름도 하는둥 마는둥 하면서...
봄에 싹은 충실히 올라와 주었는데 그 후의 관리가 영 부실했다.
물을 주면 안 되는 줄 알고 봄 가뭄이 그리 심했는데 물 한방울 주지도 않다가, 마늘은 습기가 어느정도 있어야 된다는 정보를 접하고 그제서야 물을 주기 시작했는데 그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튼튼하고 굻어야 될 마늘대가 비쩍 말라서 수확이 제대로 될지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마늘을 하나 둘 뽑아보니 그 크기가 굵지가 않은것이 관리를 하지 않은 표시가 역력했지만, 숫자는 심은 숫자와 비슷하게 나왔다

 크기는 적지만 300개 정도의 마늘을 수확했다.
세접인가?  ㅋㅋ
올해의 경험으로 내년에는 잘 키워볼 요량이다. 

수확 후 관리하기가 힘든 작물중 하나가 감자가 아닌가 싶다.
그늘에서 말려야 되고 쉬 썩기도 하고..
작년 감자 10kg을 심어서 수확했는데 보관하기가 쉽지 않은터라 올해는 우리 먹을 것만 조금만 심었다.
봄에 싹이 올라오는 것을 떼어내고 심어서 그런지 싹이 더디게 올라와서 맘 고생이 심했었는데, 감자를 캐 보니 역시나 밑이 많이 들지 않았다.  

 감자를 하나도 달고 있지 않는 것도 있었으니 감자 수확은 썩 좋지가 않았다.
뭐 그럭저럭 아껴 먹는수 밖에.....ㅠㅠ 

농장을 가꾸면서 작년부터 울타리 옆으로 예쁜 꽃길을 만드려고 하는데 그것이 영 시원찮다.
작년 이쁜 꽃씨를 받아서 울타리에 심어 두었는데, 싹이 잘 올라 오지 않았다.
접시꽃을 비롯하여 5종류나 씨를 뿌렸는데, 봉숭아 꽃만 온 울타리를 점령하고 있다.

작년 씨가 떨어져서 자연스럽게 올라온데다 씨까지 뿌렸으니 30 미터나 되는 긴 울타리의 대부분이 봉숭아 꽃으로 덮여있다.
그것도 비쩍 마른 상태로 - 흙이 적고 영양가가 없어서 ㅡ.ㅡ;;
다행히도 서광꽃만이 한쪽에서 자신의 영역을 표시한 채 하나 둘 꽃을 피우고 있고, 나머지 꽃들은 봉숭아에 치어서 잘

보이지 않지만 간신히 싹을 틔워 힘겨운 몸짓을 하는걸 보니 기대가 되기는 한다.
흙도 좀 채워 넣고 거름질도 해야 꽃들도 잘 클텐데...
농장에 할 일이 많다 보니 그도 힘이드네. 에고..
'올해는 이렇게 지나고 내년에 멋지게 키워야지..???'
작년에도 그리 생각했는데 ㅠㅠ
내년에는 잘 되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