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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농장일기(2011년 이전)

물 물 물이 필요하다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9. 9.

2007년 6월 16일.

 에고. 덥다 더워.....
연일 수은주가 기록을 갈아 치우려는듯 서울 찍고 홍천 찍고 무더위가 꺽일줄 모른다.
이번주에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다고 했는데, 그 이야기를 비웃는듯 하늘의 태양은 더 따갑게 피부를 자극하고 있다.
아파트앞 주말농장은 벌써 물이 말라가기 시작하는데 포천 농장의 아그들은 잘 있는지...

 농장에 도착해 보니.
에고. ㅡ.ㅡ;;
울타리에 심어져 있는 옥수수는 가뭄에 잎이 오그라 들어 있었고, 지난주 옮겨 심은 울타리 옆의 콩은 아예 말라서 바스락 소리를 내고 있었다.   깨끗이 전멸한 것이었다. ㅠㅠ
울타리 쪽이 모래 자갈이 많은 땅이라고 해도 그렇게 싸그리 전멸할 줄이야.

 200평 넘는 땅에 물주는 일이 오늘의 할일, 다른일은 신경쓸 여유가 없었다.
1주일에 한번 주는 물이기에 흠뻑 주어야 한다.
땅콩 찍고 옥수수를 돌아 고추밭을 거친다음 딸기밭까지....

올봄 잘못 심겨졌던 땅콩은 그 역경을 딛고서 꽃을 피우고 있었고, 고추도 하나둘 열매를 키우고 있었다.
완두콩은 이제 수확의 시기가 다 되어가는지 꼬투리가 쭈글쭈글 거리고, 토마토도 하나둘 달려 몸집을 키워가고, 울타리쪽 옥수수는 말라서 허부적 허부적 수박 밭의 옥수수는 그러거나 말거나 부쩍 커 있었다.

 지난주 계란 만하던 수박은 어느새 소프트볼 만하게 커 있었다.

작년 수박을 키우면서 원순과 곁순을 찾아 열매를 적과 시키는 작업을 하는데, 너무 힘들어서 올해는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다.    수박은 한 그루에 열매 1~2 개 정도 수확해야 커진다고 했는데 어찌될지 모르겠다.
상황을 보아서 한 나무에서 제일 실한놈만 남기고 조심스럽게 적과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될 것 같다.

 작년에 심은 사과나무 두 그루, 배나무 두 그루
사과나무는 잘 크는것 같은데 배나무가 영 시원치가 않다.
작년에도 입에 병이 들어 빌빌거리더니 올해도 같은 증상으로 배나무가 힘들어 하고 있다.

지난주에 석회보르도액과 영양제 등 여러가지를 혼합해서 뿌렸는데도 호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었다.
향나무 주변의 배나무는 향나무로 인해 병이 든다고 하던데 그것 때문인가도 싶다.
밭에 있는 향나무를 정리하려 해도 주변에 향나무가 있으니 마찬가지가 아닌가?
에고..
어찌 해야 될려는지....ㅠㅠ

 처음 땅을 사서 정리하던 중 울타리를 통해 옆집에서 딸기가 줄기 뻗기를 해서 우리 땅으로 넘어왔다.
그때는 한두 포기라서 그냥 내버려 두었는데 어느새 새끼치기를 해서 원두막옆엔 아담한 딸기밭이 만들어 졌다.
물도 대충 주고, 거름은 주는둥 마는둥 했는데 지난주부터 제법 많은 딸기가 익어 입을 즐겁게 했다.

일주일에 한번 방문하기 때문에 너무 익어 짖물러 버린것도 있었지만, 식구가 조금씩 맛은 볼수 있었다.
그래서 이참에 딸기밭을 만들 요량으로 런너된 어린 새싹을 땅에 묻어 두었다.
1~2주후에 모두 뿌리가 내리면 내년을 위해 거름도 주고 두둑도 만들어 주어야겠다.
지금 밭의 2배 정도 크기가 되니까 잘 가꾸기만 하면 내년 6월에는 보다 맛있는 딸기를 보게 되리라.
ㅎㅎㅎ 진짜루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