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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농장일기(2011년 이전)

조카 형준이의 농장 나들이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8. 21.
2006년 10월 5일

추석 전날 부산에 있는 남동생이 추석을 보내러 의정부로 올라왔다.
추석 다음날 동생이 시간이 없다고 해서 전날 농장에 가기로 했다.
고구마며 배추며 고추며 각종 먹거리를 부산에 내려보내 주기 위함이었다.

점심때.
농장에 도착해서는 주섬주섬 작업복으로 갈아입고선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고구마나 좀 캐고 김치 담글 배추와 고추만 수확해서 할 요량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밭으로 갔다.

고구마를 캐려니 조카 형준이가 호미를 들고 나선다.
그것도 커다란 호미를....
그리고 고구마 고랑에 앉아서는
"할머니 고구마 어딨쪄요"
하면서 거들기세였다.
쇠스랑으로 고구마 두둑을 캐니 자주빛 고구마가 살포시 고개를 쳐든다.
그것을 본 형준이는 재빠르게 고구마를 집어들면서,
"할머니 고구마 캤쪄요" 한다.
그러다가 고구마 반을 툭 꺽어버리고....

다른 작물과 달리 고구마는 썩 수확량이 좋지 않았다.
한포기당 2~3 정도 달려 있으니...
이집 저집 나눠 먹을 요량이었는데 틀린것 같다.

가을이 되니 밭에 일은 끊이지 않는다.
일거리가 없으리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농장에 갔는데 흰콩 검은콩이 벌써 누렇게 익어 알맹이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그래서 밭에 온김에 검은콩부터 수확하기로 하였다.
이때도 형준이는 장갑도 끼지 않은 손으로 일을 거든다.
얼마나 귀엽던지...
그리고 일은 또 얼마나 잘 하는지???

우리집 꾸러기 두 녀석, 여동생 집의 꾸러기 두 녀석, 남동생 집의 꾸러기 형준이...
빨리 커야 일을 시켜먹을텐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