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22일 ~ 23일
태풍과 함께 폭우를 동반하고 한반도를 한바탕 휩쓸었던 장마가 주춤하고 후덥지근한 무더위가 맴돌고 있었다.
아직 물기를 흠뻑 머금고 있는 밭은 질퍽 질퍽했지만 폭우를 견뎌낸 작물들은 뜨거운 태양을 맞이할 준비에 분주한 듯 하늘을 향해 머리를 쳐들고 있었다.
폭우에 쓰러졌던 옥수수는 아직 힘을 회복하지 못한듯 힘에 겨워하는 모습이 역력하였다. 피해를 보지 않은 놈들은 통통하게 몸집을 키우고 있는데 넘어진 놈들은 삐쩍 마른채 서 있었으니....
다행스러운 것은 절반 가까이 쓰러졌던 고추가 힘을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땅바닥에는 시련의 흔적을 보이듯 짙물러 떨어진 고추가 여기저기서 처량하게 뒹굴고 있었고, 넘어지지 않은 고추에 비해 키가 자라지 않아 푹 꺼져 있었지만 싱싱한 모습에 고마움을 금할수 없었다.
비싸게 구입했던 찰토마토가 이번 장마에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하고 있었다.
다른 작물에 비해 그리 많이 달리지 않은 토마토라서 그동안 실망스러웠는데, 비가 그렇게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탐스럽게 잘 영글어 있었다.
이틀동안 수확한 토마토는 15키로 정도는 족히 되는듯했다.
이 많은걸 어찌 다 먹을가 싶었다.
일주일 동안 우리집 녀석들과 부산에서 나들이 온 조카들에게 실컷 먹여야 겠다.
밭을 한바퀴 휘 돌아본 후에 부산 식구들과 아버지께서는 개울로 다슬기를 잡으러 가셨다.
비로 인해 개울은 깨끗해져 있었기에 아이들과 같이 개울에서 지내기는 좋은것 같았다.
농장옆에 이렇게 깨끗한 개울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 아닐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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