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원뉴스

장뇌삼 밭ㆍ타조 농장이 돈 된다고?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8. 4.

2006년 5월 27일

그 동안 '땅 쪼개팔기'로 재미를 봤던 기획부동산들이 정부의 일제 단속과 토지시장 거래 위축으로 설 자리를 잃게 되자 변형적인 땅팔기 방식을 동원하고 있다.

땅 대신 장뇌삼 농장이나 타조 등 가축농장 지분을 사면 몇 년 안에 몇 배 이상 수익을 돌려준다며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

토지 전문가들은 "인삼 등 일부 작물에서 수익이 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급조된 영농조합법인 가운데 상당수는 실제 사업 내용이 부실하기 때문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신문광고에 자주 등장하고 있는 기획부동산들의 투자 권유는 "장뇌삼 농장 용지를 사면 5년 안에 투자액 대비 4~5배 수익을 되돌려준다"는 내용으로 돼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토지 판매를 진행중인 영농법인만 강원권을 중심으로 10여 곳이 넘는다.

1400만원을 주고 땅 500평을 사면 5년 후 7500만원을 돌려준다는 식이다.

이들은 투자 권유를 하면서 6년근 장뇌삼을 직접 맛보게 해주거나 심지어 땅에서 직접 삼을 캐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이 주는 장뇌삼은 일부 중국산이거나 기존 제품을 땅에 심어 놓고 다시 캐내는 사례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한 기획부동산 관계자는 "최근에는 장뇌삼 이외에 사슴이나 타조농장 지분도 투자 권유 대상"이라며 "강원도 홍성이나 원주 등에 용지를 확보하고 야외 농장체험 혜택을 주면 들뜬 마음에 투자를 결정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기획부동산들이 들고 나온 새로운 투자 권유 행태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로 꼽을 수 있다.

먼저 투자 대상이 되는 작물이나 동물의 수익성이 불확실하다.

장뇌삼은 기후나 작황에 따라 수확량이 크게 달라지는 데다 전문적인 재배 기술이 없다면 성공 확률도 크게 낮아진다.

타조나 사슴농장 역시 상품개발이나 판로개척, 수요변화 등 불확실한 요인이 많다. 그런데도 일방적으로 몇 배의 수익을 준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토지 지분 쪼개기가 금지되면서 일부 영농조합법인은 별도 등기된 땅이 아닌 토지 공유지분을 팔고 있다.

이 경우 투자자가 땅을 되파는 것이 불가능해 수천만 원대 자금이 4~5년 동안 묶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미애 JMK플래닝 실장은 "이런 투자권유는 대부분 보존산지인 예가 많아 투자가치가 크게 떨어진다"며 "나중에라도 전원주택지가 될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고 충고했다.

[김태근 기자]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