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24일
봄부터 가을까지 풍요로운 주말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아주 괜찮은 일터. 바로 주말농장이다.
'호미 들고 건설하며 보람차게' 주말을 지낼 수 있는 노동형 여가생활이다.
특히 주 5일 근무제 시행(7월)을 앞둔 터여서 더욱 구미가 당기는 가족 주말나들잇거리다.
목돈이 필요한 것 도 아니고, 멀리 떠나야 하는 것도 아니며, 며칠씩의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저 가족과 한나절 흙에서 즐거운 노동을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만 있으면 된다. 땅을 일궈 씨뿌리고, 물주고 김매며 땀흘리는 동안 묵 은 스트레스는 깨끗이 씻겨나간다. 자녀들에겐 땅의 소중함을 일깨워줄 수 있는 기회다.
주말농장이란 말 그대로 주말이나 공휴일을 이용해 소규모 땅을 싼값에 임 대받아 채소·유실수·꽃 따위를 손수 가꾸며 즐기는 일터다. 적당한 노동과 함께 자연을 즐기며 수확의 기쁨까 지 누릴 수 있는 까닭에 1990년대 들어서부터 농촌체험형 가족나들이로 인기를 끌어왔다.
주말농장을 운영하는 곳은 사설 농원에서부터 빈땅을 활용하려는 개인사업 자, 일부 지방자치단체, 정부 산하단체에 이르기까지 많다. 대개 3월부터 4월까지 선착순으로 참가신청을 받아 4~5월 중에 농장을 개장한다.
가장 광범위한 지역망을 갖춘 농협은 올해 서울을 비롯한 전국 272곳에 영농체험 장을 조성했다. 상추·무·배추·시금치·쑥갓·고구마·고추 등 채소작물 농장이 187곳, 사과·배 등 유실수들을 임대받아 직접 가꾸면 서 수확까지 하는 주말과수원이 65곳, 사슴 등을 돌보고 관찰하며 주말을 지내는 주말목장이 20곳이다.
가장 인기를 끄는 건 역시 직접 흙을 만지며 작물을 가꿔 식탁에까지 올릴 수 있는 채소농장. 5평에서 10평 정도의 땅을 빌려, 좋아하는 농작물을 가꿀 수 있다. 분양가격은 지역에 따 라 다르지만 대개 평당 1만~2만원 선에 1년 단위로 계약하는 곳이 많다.
대부분의 농장은 주차시설과 물 공급 시설, 그늘막과 평상 따위를 갖추고 지역 농특산물 직거래장터를 운영하는 등 가족끼리 주말 한때를 보낼 수 있 게 하고 있다.
또 씨앗이나 모종, 비료를 무료 또는 싼값에 제공하고 호미·삽·물뿌리개 등 웬만한 농기구들 은 거저 빌려주는 곳이 많아 참가자들은 모자·장갑 따위와 간편한 옷차림을 갖추면 된다. 씨앗과 모종은 개장날 나 눠주거나 실비로 판매하는데 원하는 품종이 따로 있다면 종묘원이나 꽃집 등에서 사서 심도록 한다.
주로 봄에 는 상추·고추·치커리·열무·고구마 등을, 여름 들어선 무·배추·당근 등을 심는데 상추나 고추 등은 봄에 심 어 여름·가을까지 계속 수확할 수 있어 인기를 모으는 품종이다. 10평 정도 가꿀 경우 올 한해 식탁에서 신선 한 야채를 빠뜨리지 않으면서 가을엔 김장거리 장만까지 가능하다.
서울지역 농협에서는 강동·송파구 등의 13개 농장에서 4300여 가족회원 을 모집한다. 경기지역에서는 16개 시·군 46곳의 농장에서 7000여 가족을 모은다.
주말과수원은 사과·배·복숭아·포도·감 등 유실수를 5그루 정도(1~3년 임대) 분양받을 수 있다.
품종에 따라 그루당 10만~25만원 선이다. 과수원쪽이 병해충 방제 등 작업을 해주고, 도시민들은 가지치기·솎아내기 등과 수확 작업을 한다. 서울 중랑구청이 운영하는 신내동 먹골배 주말임대 농장(02-490-3365), 농협 광주지역본부(062-250-5152)의 무등산 수박 주말농장(가족당 모종 2개에 2 만원) 등이 있다.
주말목장은 비용부담이 크다. 꽃사슴 등 사슴목장주가 사슴 한두마리를 도 시민에게 팔고 위탁관리하게 하며 주말에 찾아가 돌보는 방식이다. 꽃사슴 1~3년생이 마리당 50만~100만원에 사육비는 월 10만~15만원 선이다.
초보자는 5평 정도가 적당.지나친 욕심땐 잡초 에 치여
주말농장 가꾸기는 일정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이뤄 지는 `농삿일'. `뿌린 대로 거둔다'는 속담을 염두에 둔 나름대로의 각오와 주의가 필요하 다는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초기엔 열심히 돌보다가도, 빠쁜 일상을 핑계로 소홀히하다 김매기 등 갈수록 쌓이 는 일에 치여 중도포기하는 경우도 간혹 있기 때문이다.
경계해야 할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많은 평수를 분양받아 여러가지 채소들 을 심어놓고 관리를 잘 못해 죽게 하거나 잡초만 무성한 땅으로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초보자 가족 은 5평, 숙련된 가족이라도 10평 가량이 알맞다. 대량재배를 위한 것이 아니므로 가족나들이 여가생활로 활 용한다는 생각을 갖도록 한다. 되도록 멀지 않은 농장을 선택해, 꼭 주말이 아니더라도 틈을 내 자주 찾아보는 게 좋다.
일단 시작하면 매주일 거르지 않고 물 공급, 잡초 솎아내기, 배수로 내기 등 애정어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잡초는 성장속도가 빨라 한두주일 씩 미루다 보면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이게 된다. 신경을 쓸수록 수확 때의 보람과 기쁨은 커지게 마련이다. 어 린 자녀들이 있다면 특정 작물을 지정해 책임관리를 맡기거나, 농작물 성장과정을 살펴보고 관찰일기를 쓰도 록 하는 것도 좋다.
어떤 작물을 고를까?
씨앗이나 모종으로 심을 수 있는 것으로는 상추 쑥 갓 시금치아욱 파 부추 얼가리배추와 열무를 들 수 잇다. 4월 둘째주 정도 파종하면 한여름 내내 푸른 야채를 먹을 수 잇다. 5월초.중순께는 고구마 고추와 가지, 토마토를 심는것이 좋다. 여름철이 지 나고 가을철에는 김장용 배추와 무 파종이 가능하다. 모종시기는 추석전, 파종시기는 모종모다 1~2주 이른 게 좋다.
작물관리는 어떻게 ?
퇴비는 파종전에 흙에다 골고루 뿌려주는데 5평 기 준으로 1포대가 적절하다. 평상시에는 호미로 흙을 자주 돋워주는게 좋다. 가지와 고추는 모종을 심고 2주 뒤에 지줏대를 세우면 된다. 노약은 균형시비가 중요하다. 유기농법이 대붑분이 주말농장 의 최대적은 진딧물등 벌레와 잡조다. 그러나 '작물 잡는 것' 도 한포인트다. 예를 들어 감자를 심고 감자골에는 고추를 감자를 캔 뒤전에 마늘을 심는 등 일년내내 밭울 가꾼다는 것이다.
자료제공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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