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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쿵 저러쿵/가족이야기

사패산에 올라(2008.10.3)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7. 10.

2008년 10월 3일.

 개천절날.

아이들과 같이 오후에 산으로 등산 가기로 한 날이었다.

두 녀석에게는 등산 가는것 보다 아빠가 어떤 먹거리를 제공해 줄 지가 더 관심거리였다.

그 동안 호암사(산 중턱)까지는 잘 올라갔는데, 과연 산 정산까지 올라갈지 은근히 걱정스럽기도 했다.

오후에 점심을 먹고 두 녀석에게 아이스크림을 쥐어주고 사패산으로 올랐다.

사실 등산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터라 등산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는데 오늘은 먼 바람이 불어서 등산이 하고 싶었는지....

늘 호암사까지는 잘 다녔던 터라 두 녀석들이 씩씩하게 잘 오른다. 

그 동안은 한두차례 쉬어가면서 호암사까지 갔는데 오늘은 휴식없이 밀어부쳤다.

첫째는 4학년이라서 그런지 쉼없이 올라가는데 둘째가 힘들다고 쉬었다 가자며 떼쓰기 시작했다.   호암사를 코앞에 두고... ㅡ.ㅡ;;

호암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정상으로 발길을 돌렸다.

두 녀석에게는 처음 가는 길이었다.

정상까지는 지금까지 왔던 거리보다 2배 이상 더 올라가야 되고, 가는길도 험한 곳이 있어서 조심스러웠다.

첫째는 다람쥐마냥 잘도 오른다. - 아빠가 걱정스러울 정도로 속도를 내면서 앞으로 앞으로~~~~

둘째는 천천히 조심조심..

사패 능선을 지나 드디어 사패산 정상 바로 밑에 도착했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암벽에 매어진 밧줄을 타고 올라야 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잘 올라갈지 걱정스러웠다.

두녀석에게 의사를 물으니 이구동성으로 올라가겠다고 한다.

ㅠㅠ 아빠는 엄청 걱정스러운데 ㅡ.ㅡ;;

한 녀석씩 조심조심 보조하려니 등골에선 식은땀이 주르르 흐르고 긴장된 손은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드디어 정상.

상쾌한 공기와 함께 장흥, 양주고읍, 수락산등이 한 눈에 보였다.

모든것을 다 가진것 같고 발밑을 굽어보는 이 상쾌함.

이런 기분에 등산을 하는가 보다.

정상에서 엄마와 통화하는 두 녀석은 모두 무섭지 않게 잘 올라왔다고 자랑에 또 자랑..

넌짓이 물어보니 사실은 엄청 무서웠다나??

정상은 넓지만 천방지축으로 뛰는 두 녀석에게는 조마조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나중에 또 올라 오려고 할 지 모르겠지만 무척 좋았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대견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