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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쿵 저러쿵/가족이야기

강릉해수욕장에서(2008.8)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7. 10.

2008년 8월

 매년 여름 휴가를 좀 늦게 강릉으로 다녀온다.

올해도 예외없이 피서철이 끝나고 난 후에 휴가차 처갓집이 있는 강릉으로 갔다.

기름값도 아낄겸 자그막한 티코를 몰고 고속도로를 슝~~~

경차라서 그런지 힘이 딸리는 듯 하였지만, 과속하지 않고 천천히 달리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두 개구장이 녀석들은 큰 차(카니발)를 타다가 조그만 티코를 타니 불편한지 성화가 이만 저만 아니었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강릉의 날씨도 오락가락 거렸다.

비가 오는가 싶더니 금새 화창한 날씨로 변하기도 하고 또 어느새 후두둑 비가 내리고...

날씨가 좋아야 아이들을 데리고 바닷가에 나갈텐데.....

아이들은 챙겨온 구명조끼를 입으면서 바닷가 타령이 입에서 떠날 줄 모르고..

8월 14일 아침부터 맑은 하늘인지라 바닷가로 나가기 더 없이 좋은 날씨였다.

서둘러 짐을 주섬주섬 차에 실고 아이들이 놀기에 좋은 해변으로 나갔다(어디였는지는 영 기억이....)

차를 주차하고 주차비로 거금 5,000원을 지불하고 그늘막 텐트를 설치했다.

그러자 두 녀석은 손살같이 수영복을 챙겨 입는것이 아닌가.

특히나 물을 싫어해서 근처에도 가지 않았던 우현이가 수영복을 챙겨 입는걸 보니 신기하기도 했다.

아마도 구명조끼의 위력을 시험해 보고 싶었기 때문일 듯 싶었다.

두 녀석은 옷을 갈아입고 구명조끼를 착용하자 마자 슝~~~ 하고 바닷가로 직행했다.

덩달아 엄마도 카메라를 들고 슝~~~~

그늘막도 다 설치했겠다 수영복을 갈아 입고 나니 뭔가가 이상했다.

어라.....

후두둑 후두둑.....

비가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북쪽 하늘이 시커먼 먹구름으로 변해가는 것이 영 불안해 보였다.

ㅠㅠ 방금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는데....

밖을 내다보니 두 녀석은 구명조끼를 입고 바닷가를 둥실둥실 떠 다니고 있었다.

비가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환하게 피어있는 웃음꽃은 시들줄 몰랐다.

그렇게 바닷물에 몸을 담근 시간이 불과 20분 ㅡ.ㅡ;;

수영복 입고 구명조끼 걸치고 바닷물에 풍덩 들어간지 20분만에 상황이 종료된 것이었다.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고 바람까지 거세지는 듯 했다.

할 수없이 철수하기로 하고 텐트를 철거했다.

20분만의 짧은 바다여행은 이렇게 끝나고 온 몸은 빗물에 흠뻑 젖어 있었다.

얄궂은 날씨...

 돌아오는데 갑자기 맑아지는 날씨에 조금만 더 버틸걸 하는 아쉬움도 가졌지만, 뒤이어 내리는 폭우에는 참 잘했다 하고 안도의 숨을 쉬기도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찍은 사진만 수십장...

ㅋㅋ 사진으로 모든걸 말해 주리라..

2008년의 여름도 바닷가에서 원없이 놀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