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17일
날씨가 가물어서 그런지 개울물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았다.
아직은 수량이 풍부하기 때문에 물을 끌어 올리는데는 이상이 없지만..
빨리 가뭄이 해소 되어야 되는데 하늘에 구름 한점 없는것이 조만간 비가 올것 같지가 않았다.
농작물들은 싹이 나고 하나둘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비가 오지 않으니 ㅠㅠ
다행히 농장이 개울옆이라서 그나마 다행인데 물이 없는 곳은 오죽하랴....
오늘은 달리 할 일이 많지 않은듯 싶었다.
물주고 풀매고 영양제 좀 주고....
이제 밭에서는 열무며 알타리무우며 상추 쑥갓 등 여러 작물들이 잘 어울려 있는것 같았다.
하루의 일교차가 심해서 그런지 몰라도 수박은 아직도 힘을 못하고 빌빌 거리는것이 영 불안해 보였다.
어째 올해는 뿌리조차 잘 내리지 못하는지 원.
작년 마늘을 심고 덮어두었던 짚을 가뭄에 습기를 유지하고 또 풀이 기승하지 못하도록 고추 고랑에 쭉 깔아두었다.
고량에 깔려있는 짚들은 시간이 지나 알맞게 썩으면 좋은 퇴비가 된다.
짚을 고추 고랑에 턱 깔아주고 나니 진짜 농군이 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고추는 서리피해에서 벗어났는지 이제 잎에서 윤기가 흐르는 것이 제법 든든해 보였다.
맨처음 꽃을 피운놈들이 조그만 고추를 달고 몸집을 키우고 있는 것을 보니 매콤한 맛이 머리속에 맴돌면서 절로 침이 나와 입맛을 다시기까지 했다.
이제 얼마지나지 않으면 고추가 주렁주렁~~~~
그 모습을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었다.
농장을 구입하고 그다음해에 울타리 한켠에 미나리를 심었다.
돌미나리를 만들어 먹기 위해서 인데, 땅도 좋지 않은데다 일주일에 한번씩 물을 주어서 그런지 성장이 썩 좋지 못했다.
그래서 아파트에서 버리는 서랍장을 구해다 비닐을 깔고 거기다 미나리를 키우기로 했다.
어머니와 함께 흙을 채우고 미나리를 캐와서 촘촘히 심고나니 그럴듯 해 보였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가서 물을 채워주면 성장이 좋아 질것이다.
주말농장에다 별것 다 키운다 싶지만, 이렇게 키워먹는 맛이 일품인걸 또 어찌하랴.
이제 뿌리가 내리고 쭉쭉 커준다면 심심치 않게 향기로운 미나리를 맛볼수 있을것이다.
아마도 다움주는 바빠질것 같다.
땅콩밭에 풀도 매줘야 되고 고추 곁순도 따줘야 되고 콩도 심어야 되고...
일주일에 한차례 주인과 만나는 작물이지만 그래도 잘 커가고 있는걸 보면 대견스럽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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