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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뉴스

산에서 부농의 꿈 키워요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8. 11.

2006년 9월 1일

소나무가 울창한 충남 금산군 추부면 서대산 중턱 사유림. 산나물의 황제로 불리는 곰취를 비롯해 산마늘 곤드레 등 각종 산채 10여 종이 소나무숲에 빼곡히 차 있다.
산 주인 김영식 씨는 10여 년 전 3만6000여 평을 매입한 뒤 유휴 산림공간을 활용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골똘히 연구하다 산채가 상품가치가 높다는 것을 알고 뒤늦게 산채사업에 뛰어들었다.

가업을 이어 30여 년 동안 나무와 함께 반평생을 살아 온 김윤재 씨(53ㆍ강원 홍천 읍)도 산림복합경영으로 부농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임업 후계자인 김씨는 재배단지 5000여 평에 심은 표고버섯을 비롯해 산더덕 장뇌 등 고소득 특화 작목으로 올해 농외소득 8000만원을 기대하고 있다.

상품 가치가 높은 나무를 심고 다양한 산채를 함께 재배하는 산림복합경영으로 높 은 소득을 올리는 산촌 주민들이 늘고 있다. 어차피 놀고 있는 산지에 산채를 심으 면 적은 투자비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데다 경관을 아름답게 만들어 산 가치도 높이는 일거양득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에다 나무만 심는 일명 '치산녹화사업'은 이제 옛말이 된 것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정부에서 산림복합경영 지원 자금을 받아 사업을 하고 있는 임업 인은 1999년 5명에 불과했으나 2006년 8월 현재 188명에 달한다.

산림청에서 일정 기준을 갖추면 연리 4%(3년 거치 7년 상환) 저리로 최저 5000만원 에서 최고 1억5000만원까지 지원해주기 때문에 산림복합경영농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임업인 조남상 씨는 경기 양평군 서종면 임야 250㏊에 심어 놓은 인공조림 목 사이에 더덕과 인삼 종자를 파종해 연간 5억원대 고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경북 경산시 용성면 동아임장 대표인 함번웅 씨도 허깨나무 등 다양한 약용수종과 느티 나무 단풍나무 등 조경수종 등으로 한 해 1억원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충남 부여군 은산면 거전리 마을은 아예 주민 모두가 산림복합경영농이라 해도 과 언이 아니다. 62가구인 이 마을은 농경지 400㏊에 원추리(백합과 외떡잎 식물로 넘 나물로도 불림)와 맥문동 등을 심어 가구당 연평균 소득 6000만원에 달하는 부자 동네로 변모했다.

평범했던 농촌이 산채와 약용식물을 활용한 그린어메니티 마을로 거듭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구길본 산림이용본부장은 "우리나라 산림 중 70%가 사유림인데 '산은 돈이 안 된다 '는 고정관념을 깬 산림복합경영 개척자의 산림경영 성공 사례는 산을 방치하고 있 는 산주들이 한 번쯤 곱씹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매경 조한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