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22일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기온은 벌써 가을의 끝임을 피부로 느끼게 합니다.
어제 비가 온 후로 기온이 많이 떨어진다고 하여서 아직 채 익지 않은 호박을 수확하기로 했답니다.
서리가 오고 날씨가 추워지면 호박을 못 쓰게 된다고 해서....
아직 의정부에는 서리 소식은 없지만 모두들 수확하기에 저희도 수확하기로 했습니다.
올 봄에 임대한 밭 둑에 잘 될가 싶은 생각에 심어둔 3구덩이의 호박..
땅이 너무 척박하고 단단하여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올해 호박 걱정을 하지 않게 해 주었답니다.
노지에 그냥 둔 탓에 누렇게 익어가는 호박 몇 덩어리를 도둑 맞기도 했지만......
도둑 맞은 후로는 노심초사 호박 간수를 잘 해서 그런지 다행히 그 후로는 늙은호박을 잃어버리지는 않았습니다. - 애호박은 도둑맞았지만 ㅡ.ㅡ
아직 채 익지 않아서 푸르른 빛을 머금고 있기는 했지만, 수확한 호박중에 한 덩어리는 누가 보아도 탐스런 왕 호박이었습니다.
들기조차 힘드는....
호박만 빼고는 콩이며 고추며 잘 되기 않아서 속이 상했지만 내년을 위한 실습으로 여기니 마음은 편안합니다.
오전에 호박 수확을 하고 오후에는 지인이 하는 한의원에 들러 한약 찌꺼기를 얻어서 밭으로 슝~~~~~
보글 보글 라면을 맛있게 끓여 먹고서는 드디어 퇴비 뒤집기...
한약 찌꺼기와 닭똥 그리고 밭에서 베어내고 뽑아낸 풀을 썩어서 만든 퇴비 더미.
몇번씩 한약찌꺼기를 모아서 퇴비를 만들어서 인지 제법 양이 됩니다.
내년 농사가 한약찌꺼기 퇴비 덕에 대풍이 되지 않을가 은근히 기대해 봅니다. ^^
얼마나 양이 많았으면 반나절을 뒤집고 섞어 주었겠습니까 ㅡ.ㅡ
퇴비를 뒤집으면서 아버지께서 왈
"남들이 보면 전문 농사꾼으로 알겠네..."
사실 저희 아버지께서는 농부의 아들로 농사일에는 박학다식 하시답니다.
옆에서 보고 있노라니 감탄이 절로 나더이다.
어둑 어둑 해질녘,
한들한들 거리는 코스모스며 들국화의 짙은 향기는 깊어가는 가을 들녘의 풍요로움과 어울려 제 주위를 맴돌과 있었답니다.
올 여름과 가을. 밭을 만들고 가꾸면서 느껴왔던 경험들은 농사일에 소중한 추억거리가 되리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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