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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뉴스

[트렌드] '3040' 전원주택으로~ Go!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8. 21.

2007년 5월 4일

우리 전원주택으로 이사갈까?”

요즘 30~40대의 대화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화제가 전원주택이다. 주 5일제로 늘어난 여가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주말주택을 구입해 가족들과 함께 주말을 보내는 사람도 많아졌고. 남편의 출퇴근이 좀 불편하더라도 나머지 가족의 삶의 질을 위해 과감히 전원주택을 선택하는 사례도 늘었다. 아예 도시의 편리함을 포기하는 대신 넉넉한 자연의 품에 안기는 귀농자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조사에 따르면 2000년부터 매년 10%씩 전원주택이 증가하고 있다.

전원주택이 과거 은퇴한 중장년층의 전유물이었다면 최근에는 판세가 달라졌다. 중장년층은 관리하기 쉬운 타운하우스를 선호하고. 젊은층은 소형 단독주택형 전원주택을 선호한다. 젊은층 중에서는 자신이 직접 집을 설계하고 건축해 비용도 아끼고 자신만의 의미를 담는 사람도 많다. 집짓기 동호회들은 내손으로 내집을 짓겠다는 꿈을 가진 사람들로 넘쳐난다.

경기도 포천. 베어스타운을 조금 지나면 언덕 위에 이탈리아 농가같은 하얀 집이 나온다. 미혼의 사진작가 이규열씨(36)가 지은 전원주택이다. 서울 용산에서 패션 화보와 상업 광고를 찍는 ‘라이트 하우스 스튜디오’를 운영 중인 그는 이 집을 주말주택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씨는 “주말주택이라고 하면 주위 사람들이 큰 부자라고 오해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서울에서는 전세를 살며 최소한의 경비로 생활한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돈이 생기면 주말주택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가 고향 근처에 10년 전쯤 5000만원에 사놓았던 땅이 있었다. 시골 출신이라 항상 자연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그로서는 전원주택을 내 손으로 짓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자료수집에만 1년반 정도의 시간을 들였다. 외국 출장을 가게 되면 남들 자는 시간에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예쁜 집을 찍으러 다녔다.

붉은 기와지붕을 얹은 심플한 스타일의 이탈리아식 농가주택으로 ‘주말 마이 하우스’를 결정하고 난 뒤 설계도 직접 했다. 그는 “나만의 냄새가 나는 집을 짓고 싶어서 직접 설계를 했다. 만약 설계에 자신이 없는 분들이라면 원하는 집의 자료를 모아 건축가에게 가져가 설명하면 된다”고 말했다. 서까래 등의 목재는 재활용 나무를 이용해 비용을 아꼈다. 7개월간 2층집을 짓는데 든 비용은 1억1000만원 정도다.

“이 집은 휴식같은 공간이다. 쉬고 싶을 때 언제든지 내려온다. 여자친구도 이 집을 좋아해 자주 오곤 한다. 이곳에 내려와 집을 손보며 단순노동을 하면 복잡한 머리가 편안해진다.”

집안으로 들어서면 탁트인 거실이 나온다. 2층까지 훤히 뚫려있다. 1. 2층 합해 45평이지만 방은 2개밖에 없다. 대신 방보다 넓고 멋스러운 욕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에나 나올법한 욕조에 원목 마루바닥. 통창으로 들어오는 햇살. 로맨틱한 이 욕실은 이씨가 미래의 아내인 여자친구를 위해 특별히 마련한 공간이다.

앤티크한 소품을 좋아해 집안 인테리어는 직접 만든 소품을 많이 활용했다. 계단벽에 걸린 액자는 합판을 잘라 만든 다음 사진을 인화해 스테이플러로 박았다. 나무로 스탠드도 만들었다. 일단 집은 갖췄지만 아직도 할일이 많다. 나무도 심어야 하고 잔디도 심어야 하고 집으로 들어오는 진입로도 손봐야 한다. 그러나 급하지는 않다는 이씨다.

“뒷마당에는 자작나무를 심고 싶다. 그렇지만 서두르지 않고 10년 뒤를 생각하며 천천히 할 작정이다. 직장에서 은퇴할 때쯤이면 근사한 곳이 돼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서울에서는 집을 사지 않을 거라고 말하는 이규열씨. 서울에서 아파트 무리하게 사서 대출이자 갚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돈이 생기면 전원주택에 쓰는 게 행복하기 때문이다.

포천 | 김영숙기자 eggro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