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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뉴스

주말엔 맛있는 자연의 삶 수확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7. 24.

2004년 7월 2일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죠. 같은 아파트 사람들에게 인심도 쓰고요. 아등바등하는 도심을 떠나 잠시나마 자연을 즐기며 사는 거지요."

서울 사당동에 거주하는 최병철(42)-송애자(40) 부부는 일요일이면 8개월 된 막내부터 중학교에 다니는 큰딸 희라(14)까지, 자녀 4명을 데리고 서초구 청계산 아래 대원주말농장을 찾아간다. 제일 신나게 즐거워하는 이는 둘째딸 숙란(10)과 셋째딸 령란(8). 이들은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우리가 직접 가꿔서 더 맛있어요", "농장에 나오면 기분이 좋아요"라고 서로 앞다퉈 말했다. 비가 오거나 특별한 일이 없다면 주말농장은 일요일 오후 가족 나들이코스다.

최 씨 부부가 주말농장을 시작한 지는 10년이 넘는다. 직장인 최 씨는 "깨끗한 야채를 먹을 수 있고 아이들에게 자연교육도 되고 정서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송 씨는 "아이들이 씨앗 뿌리고 물 주고 새싹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신기해 한다"고 거들었다. 예전에 일산에 살 때도 안양 근처의 주말 농장을 다녔다고. 송 씨는 "그때는 거리가 멀어 조금 힘들었지만 지금은 가까워 부담도 없다. 10평, 7평 다양한 크기의 농장을 가꿨는데 5평이 제일 적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원주말농장은 올해 처음 시작했는데 땅이 참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 남부농협이 개장한 대원농장은 3평당 8만원의 임대가격으로 땅을 분양했다.

송 씨는 "여름에는 쑥갓, 깻잎 등 야채를 따로 살 필요가 없다"고 웃었다. 봄에 심었던 상추와 열무, 얼가리배추는 거의 다 뽑아서 먹고 지금은 한창 고추, 가지가 자라고 있다. 상추도 다시 씨앗을 뿌려놓아 조만간 싹이 올라올 것이고 들깨도 뿌려놓았다고. 가을에 김장배추, 무까지 재배하면 일년농사가 끝난다.

아이들과 함께 풀 뽑고 흙장난을 치면서 채소를 가꾸는 휴일 한나절이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다. 농장 한편에는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식탁과 야채를 씻을 수 있는 시설, 부침개 국수 등 간단한 음식을 파는 가게도 있어 밥을 챙겨와 오후의 만찬을 즐길 수 있다. 자연에 둘러싸인 식탁에서 삼겹살을 구워 바로 옆에서 딴 상추로 싸서 먹으면 꿀맛이라고. 아이들은 친구들에게 주말농장 다녀온 것을 자랑하고 이웃들에게 신선한 유기농 야채를 나눠주는 송 씨는 인기만점이다. 수확이 너무 많아서 다섯 식구가 먹기에는 벅차다.

한편 15년 전부터 남편과 함께 대원농장을 운영해 온 최성희 씨(47)는 "올해 분양받은 가구가 1000세대가 넘는다. 자녀교육에서 현장 체험이 강조되면서 약 3년 전부터 수요가 늘어나더니 올해는 주 5일제가 널리 시행되면서 급증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일간스포츠 한용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