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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농장일기(2011년 이전)

아쉬운대로 쓸수있는 스프링쿨러.

by 늙은여우한마리 2013. 6. 14.

2009년 6월 6일.

서서히 여름 기운이 조금씩 피부로 느껴지는 그런 날씨였다.

매번 느끼는 일이지만 주말을 이용한 주말농부에게 여유로운 시간은 사치인듯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땅이 바짝 가물었기 때문에 농작물에 물도 충분히 주어야 하는데 시간이 될지 불안했다.

우리 농장은 집에서 먹을 여러가지 농작물을 심다 보니 잠시도 쉼없이 일해야 했다.

고추며 콩이며, 토마토 강낭콩, 수박, 참외, 고구마, 땅콩, 상추, 마늘, 파, 부추, 심지어는 사과나무까지 관리해야 했다.

좁은 땅에 많이도 심었고 그렇다보니 관리가 쉽지 않았다.

지난번 심은 고추는 이제 완전히 뿌리를 내리고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듯 했다.

고추는 초반에 성장은 좋은데 장마철이 되면 병이 많아서 관리하기가 무척 힘든 작물이었다.

그렇다고 매번 농약을 뿌릴수도 없는 노릇이고....

친환경적으로 소량의 농약과 목초액, 석회보르도액, 은행잎 등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지만 쉽지가 않다.

올해는 어찌될지....

지난 봄 건축 박람회를 들렀다가 전시회에 나온 농자재 회사로부터 스프링쿨러를 두개 구입했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서 수압이 약해도 어느정도 역할을 할 것 같아서 구입해 두었는데, 지난번에 시험 작동을 해보니 그런대로 쓸만한 듯 했다.

 

<마늘과 고추에 물을 주고 있는 주말농장의 스프링쿨러>

해서 이번에는 고추와 마늘밭에 스프링쿨러를 돌리며 본격적인 시험을 해 보았다.

한시간 정도는 그런대로 작동을 했다.

수압이 약해서 인지 물줄기가 고르지 않고, 회전하는 속도 역시 미덥지 않았다.

한시간 정도가 지나자 회전하길 중단하고 그 자리에서 물만 쭉쭉 뿜어내고 있질 않는가 ㅡ.ㅡ;;

별 수단을 다 써도 회전 불가...

한시간 정도는 가동되었으니 아쉬운대로 쓸수는 있을것 같았다.

지속적으로 테스트를 해 봐야겠다.

지난번 심은 고구마는 많이 죽었다.

이제는 살아있는게 신기할 정도로 여기저기 구멍이 숭숭 나 있었다.

 

<주말농장의 고구마>

이런 젠장할.....

이건 땜빵하기도 쉽지 않은듯 햇다.

나중에 새순이 나오면 잘라 심던지 아니면 아파트 앞 주말농장에서 새순을 좀 얻어심을 수 밖에 없었다.

돈을 들여서 살려고 해도 숫자가 잘 안 맞으니...

새순을 잘라서 심으면 밑이 잘 들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 어찌될지 모르겠다.

올해는 고구마가 잘 되야 되는데.....

올해 처음으로 열매 맺은 사과가 제법 똘똘하게 잘 크고 있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벌써 다 큰것 같지만 아직 제 모습을 찾아가려면 시간이 많이 흘러야 될 것 같다.

 

<주말농장의 사과나무 열매>

이제야 밤톨만하게 커 있으니 언제 제대로 된 사과가 열리게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사실 작년에 첫 열매가 맺었어야 되는데 한해가 훌쩍 더 지나 버렸는데도, 두 그루중에 한그루에서 겨우 열매가 맺었을 뿐이었다.

나무 밑둥을 보면 하루 하루 성장하는것이 느껴지니 내년에는 더 많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을 생각해 본다.

예로부터 씨를 뿌릴때는 세개를 뿌린다고 했다.

하나는 새가 먹고 하나는 썩어 거름이 되고 또 하나는 싹을 틔워 열매를 맺는다고...

그런데 요즘은 세개 이상 4~5개의 씨를 뿌려도 겨우 한개가 싹을 틔울가 말가 하는것 같았다.

옛말 그른게 없다고는 했지만 이건 영 아니었다.

그래서 올해는 콩씨를 뿌리고 새가 파먹지 못하도록 종이컵으로 싹이 올라올때까지 보호하기로 했다.

 

<콩씨를 넣고 종이컵을 씌운 모습>

씨를 넣고 종이컵을 씌우는것도 보통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싹만 제대로 터서 새들로 부터 공격을 받지만 않는다면 소규모 농장에서는 시도해 보는것도 괜찮은듯 했다.

농장에 오면 어머니의 일이 제법 많았다.

콩을 심으랴 풀을 매랴 또 씨를 뿌리고 수확하고....

이번에도 콩을 심고 한쪽에 앉아서 참깨씨를 정성들여 뿌리고 있었다.

 

<주말농장의 참깨 손질>

참깨가 씨는 조그만해서 씨 뿌리는것도 일이었다.

게다가 지난번에 뿌린 씨가 제대로 올라 오지 않아서 다시 씨를 넣고 옮겨심기를 하고 여간 정성이 아니셨다.

한꺼번에 제대로 올라오면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데...

매년 반복되는 일이니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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