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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농장일기(2011년 이전)

서리 피해를 입다.

by 늙은여우한마리 2013. 6. 4.

2008년 5월 1일.

지난 일요일에 비가 오고 날씨가 썩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강행했던 고추심기.

날씨가 따뜻해 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아침 저녁으로 기온차가 심해서 걱정스러움을 떨칠수가 없었다.

더구나 양주에 서리가 내렸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서리로 인해 농작물의 피해가 심하다는 방송도 접한지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애당초 고추를 심을 때 서리 피해가 오면 나중에 다시 심기로 마음을 먹고 심긴 했지만 썩 편치 않았다.

5월1일 근로자의 날.

걱정을 떨쳐버리고자 농장으로 향했다.

지난주의 쌀쌀한 기온은 온데간데 없고 흡사 여름 날씨 마냥 더운 기운이 온 몸을 감싸고 있었다.

도착해서 찬찬히 살펴보니 아니다 다를가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2포기 심은 호박은 한포기 사망. 10포기 심은 수박 5포기 사망. 3포기 심은 가지 1 포기 사망. 10포기 심은 참외는 3포기 가량 비실비실. 토마토도 서리를 맞아 잎이 누렇게 되면서 헤벨레 거리면서 힘들어하고 있었다.

거기다 고추는 50~60 포기 정도가 서리를 맞아 잎이 누렇게 변해서 축 늘어져 있었다.

 

할 수 없이 고추며 수박, 호박 등을 서둘러 보수 작업을 했다.

그리고 나선 냉해 피해를 빨리 극복할 수 있게 영양제를 뿌려 주었다.

하늘의 뜻을 거스린 결과였던가. ㅠㅠ

아님 인간의 욕심 때문이었을가.

주말 농장을 하면서 이런 경험 저런 경험을 참으로 많이 겪는것 같다.

 

2008년 5월 3일

서리 맞은 것을 새로 심고 영양제를 뿌려준 작물의 상태가 궁금하였다.

날씨가 좋아서 안심은 되지만....

고구마 순을 사서 농장으로 향했다.

서리를 맞긴 했지만 잘 이겨내는 듯 고추가 하늘을 향해 머리를 쳐들고 주인의 방문을 반겨주었다.

이젠 큰 걱정을 덜은 것인가?

준비한 고구마 두둑에 물을 듬뿍 주고 고구마를 심고 비닐을 덮었다.

 

작년 비닐을 씌우고 고구마를 심다보니 너무 사선으로 심어져서 올해는 뉘여 심기로 하고 비닐을 덮지 않았다.

사선으로 심으니 땅속 깊이 고구마가 박혀서 캐기가 어려웠고 성장도 더딘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렇게도 심어보고 저렇게도 심어보면서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 뉘여 심기를 한 결과를 가지고 내년에 또 어떻게 심어야 될지 고민해 볼 문제인 것이다.

고구마를 심고 난 후 토마토에 삼각 지주대를 세우고 줄을 묶어 주었다.

 

2년동안의 노하우 덕인지 지주대 만드는 일이 숙달이 되어가는것 같았다.

작년에는 참으로 엉성했는데 올해는 내가 봐도 잘 만든것 같았다. ㅋㅋ

고추 지주대도 서둘러 세웠다.

크기가 고르지 않은 지주대를 세우다 보니 들쑥날쑥 한것이 보기에도 좋지 않았고, 비바람에 넘어진 경험이 있는지라 올해는 키가 큰 지주대를 사기고 했다.

 

지주대 50개를 사서 세우고 중간 중간에는 키가 큰 플라스틱 파이프를 이용하기로 햇다.

돈을 투자 해서 그런지, 지주대를 세우고 나니 튼튼해 보이는 것이 어떤 비 바람에도 잘 견딜수 있을것 같았다.

이제 착실히 성장만 해 주면 좋으련만..

이제 일이 어느정도 마무리됐으니 콩을 심을때 까진 크게 일이 없을듯 싶다.

고추 끈 매주고 토마토 관리하고 풀매주는 일 정도일 것 같다.

다음주에는 시원한 개울물에 발 담그고 다슬기나 주워야겠다.^^

과연 그리될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