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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농장일기(2011년 이전)

고사리손 노동력 착취(2005년 8월 21일)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7. 13.
8월 21일 일요일.

낡씨가 무척이나 맑은 날이었다.
온 집안 식구가 돌을 고르고 내년 농사를 위한 터 작업을 하러 밭으로 가기로 한날이다.
토요일에 대구를 갔다가 새벽 4시에 의정부로 도착한 나는 몸이 파김치가 되었다.
잠시 눈을 부치고 7시 경에 포천으로 출발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이라는것이 예상되로만은 안되는듯...
예상시간을 훨씬 초과하여 8시경에 밭으로 출발했다.
덕분에 나는 조금 더 쉴수 있었지만.....
온 가족이 움직이다 보니 짐은 한차 가득.
아파트를 나서는데 이웃집 아이들이 이사를 가는줄로 알았는지 자꾸 묻는다. 이사가냐고 ^^
아기 여우들은 잔뜩 기대에 차 있으면서도 아직은 채 잠이 깨지 않았는지, 잠 투정에 지 엄마의 컨디션이 영 아닌것 같다.
드디어 밭에 도착.
돌이 가득한 밭을 보고 있노라니 모두들 한숨이 가득하다. 사전에 두 두둑은 만들어 두었지만, 오늘은 할일이 많다.
돌을 고르면서 내년 농사준비를 위한 고랑 작업을 하여야 하고, 농업용 전기신청을 하기 위한 구조물을 만들어야 된다.
그놈의 전기 신청이 왜 이리 까다로운지.....
미흡한 작업도구와 손수레-집에서 쓰는 작은 손수레-로 작업을 하다보니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았다.
아직은 채 준비되지 않은 농군인가보다.
간단히 생각한 구조물 작업은 점심 식사후 저녁때까지 진행이 되었으니 ㅠㅠㅠ
그러나 고사리 손의 노동력이 있었으니 이 얼마나 다행한일인지 몰랐다.
큰 넘과 작은넘이 번갈아 가면서 골라낸 돌을 잘도 치웠다.
때로는 말썽도 부리기는 했지만, 지들 노동력 착취하는줄도 모르고 마냥 즐거운듯 일에 열중이었다.
밭으로 마실 온 새와 이야기도 하면서....
결국 노동력 착취의 댓가는 아이스크림으로 해결을 했지만....
일요일은 간신히 두 고랑 작업을 했다. 에고...
도데체 온 식구가 뭘 했는지 모르겠다.
집안 식구들 모두 몸쌀났을것 같다.
그래도 시간속에서 하나둘 밭이 만들어 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