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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농장일기(2011년 이전)

아빠 풀 뽑았어요^^(2005년 7월 30일)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7. 13.
간혹가다 새끼여우들을 데리고 밭으고 갑니다.
아파트에서 뛰지 못하던 넘들은 밭의 이리저리를 헤집고 다닙니다.
고추며 콩이며 혹시나 상할가봐 노심초사 하는 할머니와 아빠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두 녀석에게 가장 좋은 놀이는 밭의 풀뽑기.
호미 한 자루씩 쥐어놓으면 무엇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히 여기 저기 풀들을 뽑아 놓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아빠, 용진이가 풀 뽑았어요. 봐요 봐....."
저는 건성으로 "그래 수고했다."
잠시후 뽑혀져 뒹구는 풀을 보면서 아연질색 ㅡ.ㅡ
얼마전에 양평에 있는 전원의 편지님으로 부터 얻은 귀중한 서광꽃이 옷이 홀라랑 벗겨진채로 뽑혀져 - 뿌리의 흙까지 알뜰하게 털어내었음.- 밭에 뒹굴고 있는것입니다.
ㅠㅠ
무어라 말은 못하고 다시 정성스레 옮겨 심었는데...
며칠후에 뿌리가 내려 살아났답니다.
한편으로는 강한 생명력에 놀랐습니다.

이제 며칠후면 포천 밭에 성토를 하게됩니다.
그때 아이들에게 호미 한자루씩 쥐어주고 돌을 고르는 작업을 시킬 요량입니다.
ㅋㅋ 새끼여우에게 놀이터를 제공한다는 빌미로 고사리손을 이용하려는 아빠의 고도의 술책이지요.
아마도 잘 해 내리라 생각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