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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농장일기(2011년 이전)

봄소식에 마음부터 분주해지고.....

by 늙은여우한마리 2013. 6. 3.

2008년 3월 15일.

봄감기로 2주정도 꼼짝을 하지 못했다.

이번 감기는 왜이리도 지독한지 잘 떨어지지도 않고 사람의 진을 빼놓았다.

그러다 보니 농장에 가려는 생각을 할 여유좋차 없었다.

아직 기침이 채 떨어지지 않아서 간간이 콜록콜록했지만, 지난해 파종한 마늘도 궁금하고 이것저것 준비도 하여야 되기 때문에 식구들 모두가 농장에 갔다.

이제 날씨는 완연한 봄기운을 머금고 겨우내 언 땅을 녹여 주었다.

한무리의 아낙내들이 저마다 바구니와 호미를 들고 밭에서 냉이를 캐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요즘 냉이가 맛이 있다고 하던데 우리밭에는 냉이가 많이 자랐는지......

가을걷이를 끝내고 그냥 내 팽겨둔 밭에서는 배추잎들이 서로 엉켜붙어 땅에 나뒹굴고 고춧대며 콩대 옥수수대가 여기저기서 뒹굴뒹굴 거리며 널부러져 있었다.

요넘들을 정리해야 되는데 왠 바람이 이리도 심하게 부는지...

혹시 불이라도 나면 어쩔가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있었지만 그냥 둘수없어 불태우기로 하였다.

양이 많지 않아서 그리오래지 않아 다 태울수 있었다.

지난해 파종한 마늘은 그 동안 날씨가 추워서인지 아니면 깊이 심어졌는지 아직 머리도 내밀지 않은 놈들이 태반이었다. 간혹 머리를 내민것은 불과 2cm 정도 될가말가..

 

아파트 앞 텃밭에 마늘을 파종한 집들을 보면 벌써 키가 10cm 넘을 정도로 훌쩍 컸는데 이제서야 머리를 내밀고 있으니, 에고 이넘들을 언제 키우나.....

다음주에는 더 커 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겨우내 덮어두었던 짚을 일부 걷어내 주었다.

집사람은 겨우내 홀로 두었던 농막을 정리하고 청소하고, 어머니는 밭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봄냄세가 물씬 풍기는 냉이를 캐고, 아이들은 자기들 세상인냥 개울가에서 놀기에 정신이 없었다.

 

아버지와 함께 지난해 훌쩍 커버린 사과나무를 정성들여 전지를 해 주면서 올해 첫수확을 은근히 기대해 보았다.

밑둥을 보면 제법 크긴 했는데 과연 사과나무 두 그루에서 얼마나 많은 결실을 할려는지...

제일 좋은 종자라고 해서 비싸게 사서 애지중지 키운것이라서 더 기대가 되었다.

 

고추 심을곳에 퇴비를 뿌리고 딸기밭의 여기저기를 호미로 파서 퇴비를 넣어 주었다.

지난해는 거름도 주지 않았는데 맛있는 딸기를 제법 따 먹을수 있었다.

거름도 안 주고 열매만 따 먹으려니 왠지 미안스러워서 듬뿍 거름을 넣어 주었는데 효과가 있으려는지..

아이들의 먹거리인 딸기가 빨갛고 맛있게 익기를 기대해본다.

서둘러 준비한다고는 했는데 작년보다 늦어져서 올해 농사가 어찌될지 기대반 근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