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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농장일기(2011년 이전)139

탄저병 때문에.. (2003. 8. 25) 고추에 대한 어머님의 꿈이 쓰러져 버렸다. 고추 30포기 정도를 봄부터 애지중지하면서 가꾸고 키웠는데, 탄저병으로 인해 약 20포기 정도가 병으로 쓰러져 버렸다. 매일 자식을 키우듯 쳐다보면서 어루만졌건만.... 농사에 문외한이던 나는 애타는 어머니의 마음을 그냥 쳐다 볼수 밖에 없었으니.... 그나마 10여 포기가 살아서 빨갛게 익어가고 있으니 불행중 다행인듯... 1차 수확하고 2번째 수학한 고추가 약 1관 정도. 애당초 어머니의 꿈은 10관이었으니, 그상심은 이루 말할수 없었을 것이다. 이젠 내년을 기약해야겠다. 내년에는 내 땅에다 멋지게 한번 고추농사나 해 볼가나?!?! 2011. 7. 3.
섬에서 집짓기.. (2003. 8. 20) 마지막 휴가철인가. 고속도로의 차들은 힘겨운 걸음을 하고 있다. 나역시 어머니와 두녀석 그리고 와이프와 같이 부산으로 향했다. 제수씨의 출산으로 부산으로 가는길에 겸사 겸사 삼천포를 갔다 오려는것이다. 휴가의 끝자락이라 추섬(우리가 들어간 섬)에서 방갈로 구하기가 어려운 관계로 여동생 내외와 우리는 텐트를 치고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두 동의 텐트를 치고 있노라니 아이들은 텐트를 치는 것이 신기한지 여간 즐거워 하지 않는다. 연신 자기들도 도와주겠노라 고사리 같은 손으로 지주대며 지주핀 그리고 망치를 만지작 거린다. 아이들에게는 텐트가 근사한 집으로 보이나 보다..... 멋진 집이라고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모습이 너무 좋다. 두 동의 텐트를 치고 나니 갑자기 날씨가 꾸질꾸질해 온다... 그 때부터 섬을 .. 2011. 6. 21.
지렁이가 가득한 밭에서(2003.8.10) 호미 한자루로 가꾸신 어머니의 텃밭. 모래 흙뿐이던 것을 산에가서 산흙을 손수 가져오셔서 밭을 일구셨다. 그것도 호미와 꽃삽 한자루만을 가진채. 어머니는 올 배추 파종을 위해 모종용 배추를 아시는 분에게 부탁을 하셨고, 모종을 옮겨 심을 자리에 거름을 넣어 주셨다. 오늘은 어머니의 텃밭을 내가 호미로 땅을 파 해쳤다. 그런데 거기서 손가락 만한 지렁이가 우굴우굴..... 땅이 비옥해 지고 살아난 것이다. 비록 10평도 안되는 조그만 땅이지만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에 의해 생명력을 가지고 꿈틀거렸던 것이다. 올해는 작년보다 배추가 더욱 풍성하게 결실을 맺을 것이다. 그리고 내년엔 나의 주말농장에서 자연을 접해 보리라.. 2011. 6. 20.
어머니의 들깨 농사(2003.8.9) 어머니께서 틈틈이 개간한 밭 - 밭이라고 해야 산으로 올라가는 작은 길옆 - 에는 들깨가 탐스럽게 자라고 있다. 간혹 등산하는 사람들이 따가기도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다. 2~3일에 한번씩 깻잎을 따오는데도 줄어들줄 모른다. 덕분에 우리집 반찬은 갯잎 무침, 깻잎 조림, 쪄서 쌈 사먹기 등 다양한 재료가 올라 온다. 얼마되지 않는 밭이지만, 우리 식구 1년 먹을 깻잎을 거기서 조달하였고, 이모님댁과 외갓댁에 나누어 주어도 부족하지 않다. 요즘 어머닌 2~3일에 한번씩 들깨로 양념장에 절여 차곡차곡 재어 두신다. 부산에 있는 동생네 가져다 줄 요량이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지칠줄 모르는 생명력인가보다. 2011.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