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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쿵 저러쿵/가족이야기

한국 민속촌의 꾸러기들.. (2008.3.26)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7. 10.

2008년 3월 26일

 지난주 예전에 비해 따뜻했던 날씨가 이번주들어 예년의 기온으로 돌아간 듯 하였다.

겨우내 차거운 공기를 머금고 있던 봄 바람이라서 그런지 제법 쌀쌀함이 피부를 자극하였다.

 두 녀석의 학교 개교 기념일이고 집사람도 쉬는 날이라 민속촌을 가기로 햇다.

진작부터 "한번쯤 가봐야 되는데.." 하면서도 왜 그리 짬이 나지 않았던지...

평일날이라서 한가하리라는 생각에 민속촌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아이들에게 놀이기구를 태워주기로 작정을 했다.

9시 30분경에 의정부를 출발하여 동부간선도로에 몸을 실었다.

그 동안 열심히 운전 연습한 집사람이 민속촌까지 운전하기로 햇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노라니 잔뜩 긴장한 얼굴 표정과 빳빳하게 굳어버린 어께....

룰룰루~~~~

운전을 하지 않고 옆에서 강변을 지켜보노라니 왜 그리 기분이 상쾌한지...ㅋㅋ

잔뜩 긴장한 마음을 감싸쥔 채 한손으로는 핸드 브레이크를 움켜쥐고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그 속에 비치는 햇살의 아름다움을 감상했다. ^^

민속촌 근처에 갔을때 잠시 길을 잃어 몇십분의 시간을 헤맸지만 무사히 민속촌으로 도착.

차에서 내리는 집사람의 표정은 온갖 피로를 뒤집어 쓴 모습...

 주차장에 도착하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

관광버스 몇 십대에서 학생들이 무더기로 내리는 것이 아닌가?

에고..

이거 클났네 ㅡ.ㅡ;; 

꾸러기들에게 마음놓고 놀이기구를 태워주려 했는데, 작전에 차질이 생길것 같아서 조마조마~~~~~ ㅠㅠ

민속촌 여기저기 돌아보기를 서둘러야 했다.

 둘째는 추운 날씨에 모자를 벗으려 하지 않았다.

서낭당을 거쳐 민가에서 부터 관가까지 두루 두루 돌아댕겼다.

소를 보고서는 신기해 하면서도 소가 조금이라도 움직일랴 치면 저 만치 도망가 버리고, 멀지감치 떨어져 승리의 두 손가락을 치켜들며 사진찍는 여유까지 부렸다. ㅡ.ㅡ;;

 

 투호를 해 보기도 하고 옛날 목화씨에서 실을 짜는 과정을 실습하기도 하면서 마냥 신기해 했다.

목화씨에서 실이 나오는 과정은 경험해 보지 않은 어른들에게도 신기할 지경이었으니.....

 

 시간이 애매하다보니 민속촌에서 하는 풍물놀이며 마상쇼며 여러가지 공연은 놓쳐버렸다.

꼭 보여 주었으면 하는 우리의 놀이였는데....

 

 용진이 녀석은 말을 보더니 은근히 구미가 땡기는지 아빠 엄마의 얼굴을 쳐다본다.

채 100 m 도 안되는 거리 한바퀴 도는데 2,000원.

에고 너무 비싼거 아닌가 ㅡ.ㅡ;;

쩝 두 녀석이 만족한다면 그리 비싸지는 않을듯...

그런데 둘째가 말을 탈수 있을지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작년 겨울 제주도에서 말을 탈때 우현이는 무섭다고 형에게 양보한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용진이는 용감하게 말을 신나게 타며 얼굴에 함박웃음을 지우지 않았다.

둘째는 역시나 걱정이 되는지 말위에 올라가길 겁내하였다.

그러면서도 타고는 싶은지 말을 천천히 몰아달라고 애걸복걸.....

드디어 말을 타고 한바퀴...

처음에 걱정되는 눈 빛은 어디로 갔는지 한바퀴 돌고 오더니 얼굴에 함박 웃음을 띄웠다.

드디어 말타는 즐거움을 느꼈나보다.

 아직 채 둘러보지도 않았는데 두 녀석이 도깨비 집으로 가자고 조른다.

찬찬히 보면서 가자고 해도 막무가네다.

엄마 아빠를 두 주먹으로 사정없이 때리면서 빨리 도깨비 집으로 가자고 난리가 아니었다.

ㅠㅠ

할 수없이 다른곳은 채 보지도 못하고 도깨비집으로 슝~~~~

그런데 여기서 난리가 났다.

씩씩하게 도깨비 집으로 들어가던 큰 녀석이 입구에서 으르렁 거리는 도깨비들의 소리에 기겁을 하고 멀리 줄행랑을 쳤다. 

둘째는 아예 얼씬도 하지 않았다.

아무리 꼬셔도 요지부동. ㅡ.ㅡ;;

그렇게 무서우면서 왜 오자고 난리를 부렸는지 원.

할수없이 엄마 아빠만 그 무서운 도깨비 집으로 들어가서 얼굴이 하얗게 되어서 나왔다. ㅡ.ㅡ;;

엄마는 아빠 등뒤에 숨어서 아빠는 도깨비들의 무서운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씩씩하게.. ?????

 두 꾸러기들에게 이젠 민속촌의 여기저기는 싫은지 빨리 범퍼카 타러 가자고 난리...

짠~~~

드디어 놀이기구가 있는데 도착.

두 녀석의 눈엔 불이 번쩍번쩍 입은 즐거움에 옆으로 쫙 벌어진다.

순환 열차를 시작으로 전 놀이기구를 두두두루 돌았다.

 

 처음에 많은 학생들로 인해 걱정했는데 학생들이 없어서 두 녀석이 원하는대로 탈 수 있었다.

바이킹을 타면서 토할것 같다고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던 우현히와 또 타자고 조르는 용진이.

고속 회전 마차를 타고서는 넉다운 되어버린 집사람과 아이들...

자유이용권의 위력은 범퍼카에서 나왔다.

둘째는 다리가 패달에 닿지 않아서 엄마 아빠가 패달을 밟아주는 엔진 역할을 해야만 했다.

ㅠㅠ 아이들 등쌀에 바이킹도 여러번 타고 범퍼카는 질리도록 탓다.

 

 정신없이 범퍼카만 파장할 때까지 타고 또 탔다. - 우리집 식구만...

에고.. 이제는 힘들다..

해는 뉘엿뉘엿 서쪽으로 물러가고 추위는 누그러질 줄 모르고....

 

 아침에 운전을 했던 집사람은 자동차 열쇠를 척 내민다.

갈때는 운전을 못하겠다고 한다.

하긴 온 식구를 태우고 운전했으니 오죽 했으랴~~~~~

두 꾸러기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으면 좋으련만.

다음에는 어디로 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