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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농장일기

인간에게 불리한 숨바꼭질.

by 늙은여우한마리 2016. 9. 26.

일요일 아침부터 무려 2시간 가까이 옥상텃밭에서 배추벌레를 잡았다.

어림잡아 100마리는 훌쩍 넘을듯한 숫자....

충분히 잡았다 생각했음에 '오늘은 안 보이겠지' 하는 마음에 배추잎을 들춰보았다.

한 포기 두 포기 들춰보니 벌레가 안 보인다.

ㅎㅎ

드디어 벌레가 보이지 않는군......

흡족한 마음에 나머지를 들춰보는데, 어라 또 보이기 시작한다.  

배추벌레를 새끼부터 잡아왔기 때문에 이번에 보이는 벌레들도 그 크기는 5미리 정도.....

한마리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잡히는 숫자가 점점 늘어난다...

ㅠㅠㅠ

도데체 넘 놈의 배추벌레들이 이렇게 많은겨??

매일 잡는데도 이런데, 하루라도 잡기를 중단하면 어찌될가 싶다.

배추가 심어진 화분은 총 25개 정도.

오늘 잡은 배추벌레는 20마리가 훌쩍 넘어가고....

그런데 가만히 보니 이건 인간이랑 게임이 안 되는 숨바꼭질이 아닌가?

겉으로는 멀쩡한 것 처럼 보이는데, 배추 속이 차면서 잎이 모아지다 보니 그 굴곡진 속에 들어가 숨어 있다.

<그냥은 멀쩡한 배추 잎>

<손으로 들춰보면 숨어있는 배추벌레>

손으로 잎을 펴 주면서 조심스럽게 찾아보면, 그제서야 그 속에 웅크리고서 어린잎을 열심히 갉아 먹고 있는 놈들을 찾을수 있었다.

게다다 흡사 거미줄 같은 걸로 몸을 칭칭 감고 자신을 보호하면서 말이다.

이런 상황이면 아무리 좋은 벌레 약이라도 무용지물이 될 판이다.

약이 그 놈에게 도달해야 될텐데, 보호막 때문에 약이 미치지 않을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번뜩든다.

에고.. 클났네 ㅡ.ㅡ;;

제충국은 벌레에 직접 닿아야 그 효과가 즉빵인데, 심히 걱정이된다.

게다가 진딧물은 그 숫자도 어마어마하니 감당이 불감당이고, 혹시나 어린 잎이 다칠가봐 조심스럽게 들춰가면서 벌레를 찾아야 되니 이게 말이되는가?

이런 불공평한 숨바꼭질이 어디있단 말인가?

내일은 또 어디에 숨어 있을지 ㅠㅠ

20여 포기니 제충국 뿌리고 잡는데까지 함 잡아보자..

니들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아파트 꼭대기 옥상에서 기르는 옥상텃밭에 도시농부의 농작물은 오늘도 무럭무럭 ㅎㅎ??

고추 한포기(여러 포기중에 한포기 남기고 나머진 배추로 전환)

부추 스치로폼으로 2판(2~3주에 한번 수확함 됨)

열무 스치로폼으로 3판(얼마나 커서 먹거리를 제공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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