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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뉴스

전원주택엔 은퇴자만 산다고요?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9. 2.

강남사람도 탐내는 전원마을 8학군, 양평군 서종면

양평은 `물의 고장`이다. 강원도 삼척 땅에서 발원한 남한강과 금강산 부근에서 발원한 북한강이 이곳에서 만나 한줄기로 흐른다. 그래서 `두물머리`다.

250여 년 전 다산 정약용 선생은 `두물머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받이에 `여유당(與猶堂)`을 짓고 말년을 보냈다. 세상의 풍진에서 벗어나 삶을 관조하기에 이보다 좋은 터는 없었을 성싶다.


이곳에 요즘 현대판 여유당(餘裕堂)들이 줄지어 들어서고 있다. 번잡한 서울을 벗어나 삶의 여유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두물머리에서 북한강을 따라 상류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 강변에 그림처럼 예쁜 집들이 점점이 박혀 있다. 양평군 서종면의 전원주택 단지들이다. 이곳은 전원주택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양평의 강남`이라고 불린다.

전원주택에 사는 사람 중 강남지역에서 이사를 오거나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고, 교육ㆍ문화 인프라도 양평군에서는 가히 A급이기 때문. 특히 농어촌특례입학 제도의 허점을 노리고 강남에서 가까운 이곳으로 이주하는 사람이 부쩍 늘어 학력 수준이나 교육열은 강남 뺨친다는 평가다. 전원주택 전문가인 OK시골(www.oksigol.com) 김경래 대표와 함께 `양평의 강남` 서종면을 둘러봤다.

◆ 주거 수준ㆍ주민 수준ㆍ교육열 모두 강남 못지않다?

= 양평 일대에서 전원주택을 분양하는 랜드하우스&모어의 김범창 이사는 "서종면의 중심인 문호리에만 전원주택이 1000가구가 넘는다"고 말했다.

2003년 8만3192명이던 양평군 인구가 지난해 8만7089명으로 늘었다. 매년 1000명 이상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양평군 관계자는 "증가 인구 중 대부분은 전원주택으로 인한 유입인구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전원주택 증가는 지역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볼품없던 시골 마을이 교육열 뜨거운 향학 도시로 변신했다.

5~6년 전까지만 해도 입시와는 거리가 먼 시골의 종합고등학교였던 양서고는 최근 몇 년 새 졸업생이 4년제 대학에 100% 합격하는 명문고가 됐다. 서종초등학교와 중학교도 다른 지역의 부러움을 사는 학교로 거듭났다. 김경래 대표는 "다른 지역과 달리 이곳은 전원생활을 즐기면서도 아이들의 교육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전원주택이 몰려들면서 이곳의 땅값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강변의 경우 보통 평당 150만~200만원 선을 호가하고 300만원 이상 하는 곳도 수두룩하다.

김범창 이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에는 주로 카페와 모텔, 식당 등이 많았는데 전원주택 바람이 불면서 지금은 부동산중개사무소가 카페나 식당보다 많아졌다"고 귀띔했다.

◆ 강남 주민들,왜 서종면에 가나

= 1990년대 초반부터 양평에는 강변을 중심으로 고급주택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원주택보다는 돈 많은 사람들의 별장에 더욱 가까웠다.

그러던 것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지나 2000년 이후부터 전원주택들이 터를 잡기 시작했다. 주말용 별장이 아니라 직접 거주하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전원주택 대중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또 예전에는 전원주택을 마련하더라도 개인이 직접 땅을 사고 집을 짓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개발회사가 지은 단지형 전원주택의 비율이 더 높아졌다.

김경래 대표는 "도시생활의 편리함과 전원생활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어 타운하우스형 전원주택이 새로운 트렌드가 됐다"고 설명했다.

서종면이 전원주택의 메카가 된 데에는 교통여건의 개선이 한몫을 했다.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착공돼 이곳에 서종IC가 들어설 예정이고 중앙선 복선화 사업으로 전철까지 개통 예정이다. 또 제2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도 양평을 지나게 된다.

2002년 서울에서 이곳으로 이사온 정영근 씨(46)는 "현재 계획된 도로들이 완공되면 서울 강남까지 30분이면 출퇴근이 가능하게 된다"면서 "그때가 되면 이 지역의 땅값이 더욱 폭등할 것 같아 미리 들어왔다"고 말했다.

서종면 지역은 또 문화적인 인프라스트럭처도 우수하다. 갤러리와 공연장 등이 많아 양평문화벨트로까지 불린다. 서종면 문호리의 `갤러리 서종`과 `전원갤러리` 등이 대표적인 명소들.

김경래 대표는 "서종면은 서울로 출퇴근을 하고 전원생활과 문화생활을 즐기면서도 가격 상승 가능성인 높아 재테크가 가능한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라고 말했다.

[양평 = 김기철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