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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농장일기(2011년 이전)

배수로 작업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8. 4.
2006년 6월 3일~4일

작년에 밭을 구입하고서, 도로면보다 낮아 푹 꺼진 땅에 25톤 트럭으로 18대 분량의 흙을 성토하였다.
18대 정도면 충분하리라 생각했던 땅은 흙이 썩 여유롭지 못한 듯 도로보다 약간 낮은 느낌이 있었다.

처음 땅의 흙을 보았을 때, 배수가 잘 되었기 때문에 성토 후에도 자연적으로 땅 속으로 물이 스며드리라는 생각으로 배수로를 중요하게 생각지 않았다.
실제로 비가 온 후 밭에 가보면 그리 질퍽거리지도 않았고,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물이 빠졌기 때문에 고랑만 파고 배수로는 등한시 하였다.

그런데 지난 주말 밭에서 1박하는 도중에 비가 왔는데, 금새 밭의 고랑에 물이 차서 쉽사리 빠지지 않았다.
당장에는 큰 문제가 없는데 장마철이 다가오면 배수 문제가 커질수 있었기 때문에 도로쪽으로 해서 개울로 물을 흘리는 배수로를 파기로 했다.

도로에 묻을 파이프를 준비하고 일요일 새벽부터 배수로 팠다.
개울 옆 제방길이라서 그런지 도로는 자갈과 모래로 이루어져 있어서, 밭에서 돌을 고르는 작업과는 달리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었다.
게다가 도로를 지나치는 차라도 있다면 여사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힘들어도 쉴수 있는 시간도 없었다.
아버지와 나는 번갈아 가면서 곡갱이와 삽질을 하면서 물빠짐을 고려해서 깊게 배수로를 만들고 파이프를 묻었다.

가장 어렵게 생각했던 일 중의 하나가 개울쪽으로 배수로를 내는 일이었는데, 배수로 작업을 다 하고 나니 모든일이 다 끝난 듯 개운해 졌다.
이제는 장마철에도 비로 인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쉬엄쉬엄 하면서 자식에게 맡겨도 되는데 이른이라는 연세에도 썩 미덥지 못하였는지 곡갱이와 삽을 들고 많은 일을 하셨다.
그리고선 힘들어서 도저히 못 하시겠다니 건강이 걱정스러웠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