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농장일기/농장일기(2011년 이전)

생명의 신비로움이란(060425)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8. 2.
2006년 4월 25일
올해는 윤 칠월이 있어서 기상 이변이 많다고 주변에서 말씀을 많이 하신다.
아니다 다를가 4월도 중순을 훌쩍 넘긴 날인데도, 강원도에서는 봄눈이 하얗게 내려 푸르른 초목과 더불어 아름다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올 농사를 준비하는 농부의 마음은 애타게 타 들어가지만....
이상 저온 현상으로 인해 올해는 과일을 비롯한 농산물이 비싸 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니....

3월 26일 조금 일찍 감자를 심었다.
감자에 싹이 움트는것을 보고 아버지께서 너무 싹이 크면 좋지 않다고 서둘러 감자를 심었다.
부산의 동생 내외가 의정부로 올라온 김에 같이 심기로 한것.
가뭄으로 인해 비 한방울 오지 않고, 이상 저온으로 인해 춥기까지 한데다, 감자 눈을 딸때 조금 허하다 싶은 마음이 있어 못내 불안했다.
혹시나 얼어죽지나 않았을가 안절 부절한 날이 근 한달..
매번 밭에 갈때마다 유심히 살펴보곤 하였지만, 아무리 살펴보아도 땅에서는 어떠한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
이번 토요일 밭에 가보니 목요일과 금요일 비가 많이 왔는지 땅이 촉촉히 젖어 있었다.
감자를 심은 곳을 유심히 살펴보니 단단한 땅을 뚫고 삐죽히 모습을 보인 감자싹.
얼마나 기쁜지 ^^
이제서야 여기 저기서 조금씩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 추위와 메마름을 극복하고 생명의 기운을 띄고 있으니, 그 얼마나 신비로운가?
그 동안의 마음고생 - 초보자의 마음이 다 그러 하지 않을가? - 을 덜어버리고 파란 새싹을 보여 주었으니 이제는 어느정도 안심이 된다.

울타리 한쪽에서는 제법 커 가고 있는 완두콩들.
감자와 같이 심었는데 감자보다 일주일 먼저 모습을 보이더니 이제는 의젓하게 자리매김 하고 있었다.
벌써 넝쿨을 뻗을 준비를 하고 있는 놈도 있으니..

기온이 낮아 걱정을 했는데 우려를 불식하듯 하나둘 우리곁에서 성장을 위한 준비를 했다.
얼마나 풍성한 먹거리를 제공해 줄지 한껏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