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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농업정보

무 전작으로 배추 무사마귀병 방제

by 늙은여우한마리 2011. 7. 22.

일본에서도 배추과 식물의 무사마귀병은 곰팡이성 병으로 이미 1955년도부터 발생하여 계속 확산되었다. 배추뿌리에 혹이 생겨 비대하면 뿌리의 기능이 마비되어 양수분을 흡수하지 못하고 급기야 지상부가 시들다가 고사하는 것이다. 뿌리혹 1g에는 약 10억 개체의 휴면포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그 동안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토양소독과 토양살균제 등을 사용하였지만 이렇다할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였으며, 내병성 품종을 선택하여 재배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병 저항성 품종에도 변종균이 피해를 주기 시작하여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나가노현(長野縣) 쥬신농업시험장(中信農業試驗場)에서는 내병성 무를 전작(前作)으로 심음으로서 병균의 밀도가 현저히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고, 이바라끼현(茨城縣) 농업연구소에서는 열무를 간작해도 같은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작용의 원리는 밝히지 못했지만 이들 저항성 무의 뿌리는 침입된 병균의 포자가 발아는 하지만 증식을 못하게 함으로서 대가 끊기고 사멸함으로서 높은 방제효과를 발휘하여 배추를 무병상태로 수확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무사마귀병균은 살아있는 배추과 식물의 뿌리에서만 증식되는 특이한 균으로 배추과 식물의 뿌리가 신장하면 어김없이 포자가 발아하여 뿌리에 침입하여 들어온다. 이들 뿌리가 번성할 수 있는 지온과 습도는 병균의 습성과 맞아떨어지므로 토양에 병균의 포자가 존재하기만 하면 쉽게 증식되어 병이 발생된다. 일단 발병이 되면 뿌리에 혹을 형성하면서 증식되면서 포자를 형성하고, 그 뿌리가 썩으면 대량으로 확산되어 다른 뿌리로 확산되므로 병의 확산도 빠르다.

그러나 품종에 따라 내병성의 차이가 있으며, 대부분의 무는 배추와 순무에 비하여 저항성이 강하며, 특히 청수게통(靑首系統)의 무와 성호원계통(聖護院系統)의 무는 병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여 병균이 침입은 하지만 전혀 증식을 못하므로 병균의 밀도는 대폭 감소하고, 따라서 그 자리에 배추를 심으면 정상적인 수확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결국 무가 뿌리혹병균의 유인식물이 되는 것이다.

주의할 점은 무를 수확한 다음 반드시 뽑은 자리에 그대로 배추를 정식하던가 파종해양 하는 것이다. 밭을 갈아서 이랑을 새로 지으면 병균의 밀도가 높은 흙과 섞이므로 억제효과는 떨어진다. 따라서 무와 배추 두 작물의 비료를 완효성 비료로 한꺼번에 밑거름으로 시비하지 않으면 후작인 배추는 비료가 부족하여 정상적인 생육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추비로 공급하는 방법도 있지만 밑거름의 효과보다는 떨어지기 때문이다.

쥬신농업시험장에서 시험한 방법은 무를 5월 하순~6월 상순에 파종하여 7월 하순~8월 상순에 수확하고 바로 배추를 정식하여 10월 중~하순에 수확하는 방법이었다. 무를 재배함으로서 병균의 감소를 현미경으로 조사한 것을 보면 분명히 병균의 수는 감소하였으며, 특히 포기사이보다 무를 수확한 식혈의 병균감소가 현저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병증이 심하지 않은 밭은 반드시 무를 뽑은 자리에 배추를 심지 않아도 정상적인 수확을 할 수 있으므로 무는 멀칭 없이 재배하고, 이랑을 다시 지어 진딧물이 기피하는 반사필름으로 멀칭할 수도 있다. 또한 정도에 따라서는 내병성이 별로 없는 품종도 재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병증이 심했던 밭은 반드시 무를 뽑은 자리에 심어야 하므로 무 재배시에 멀칭을 미리 하고 밑거름 비료도 배추까지 섭취할 수 있도록 질소를 기준으로 30㎏이 되도록 완효성 비료로 미리 시비해야 되며, 무는 조기에 비료를 흡수해야 되므로 속효성 비료를 20% 정도 혼합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인산과 칼리도 질소와 같은 양으로 시비한다. 물론 토질에 따라 차이는 있는 것이므로 이 수치는 일반적인 개념이다.

무의 간작으로도 병의 억제가 안 될 정도로 중증인 밭에는 무를 수확한 자리에 석회질소를 5~7g 혼합하고 분해가 된 10일쯤 후에 배추를 정식하면 병균의 억제력은 훨씬 강해진다. 석회질소는 살균력도 있고, 잡초종자의 발아도 억제하며, 알칼리성이므로 pH도 조절되고 질소성분이 있어 시비효과도 있다. 그러나 석회질소가 없으면 살균제를 식혈에 혼합시키는 방법도 좋다.

매우 중증인 밭은 석회질소나 살균제를 혼합시켜 병균밀도를 감소시켜도 병해가 심하게 나타난다면 수년간 무만을 재배하여 병균의 밀도를 더욱 감소시켜야 할 것이다.

무 재배는 2개월이라는 장기간을 요하므로 이러한 시일을 할애할 수 없는 경우에는 단기간에 열무를 재배해도 된다. 이바라끼현 농업연구소에서는 전작(前作)으로 열무를 재배해도 동일한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과거의 시험성적 중에도 뿌리혹병으로 배추재배가 불가능한 밭에 무를 연 2기작으로 3년간 재배하였더니 배추에 뿌리혹병이 없어졌다는 보고도 있고, 병 저항성이 큰 순무나 케일을 윤작하면 뿌리혹병이 없어진다는 보고도 있었다. 이 병균은 일정 밀도 이하에서는 약간의 뿌리혹이 생길 뿐 수확에는 장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대부분의 열무는 뿌리혹병에 저항성이 강하며, 종자 값도 저렴하여 부담 없이 밀파할 수도 있다. 이 연구소에서 시험한 결과는 <표 3>과 같이 열무를 윤작함으로서 배추의 뿌리혹병 발병이 현저하게 감소됨을 확인할 수 있다. 열무를 한 번만 재배해도 병균의 수는 현저히 감소하지만 휴경을 하면 다시 급격히 증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이 병을 방제하려면 매년 열무를 윤작해야 한다.

열무를 파종하는 방법은 점파, 조파, 산파 등 어느 것이라도 좋다. 점파는 거리와 간격을 30×30㎝로 하고, 이랑간격 30㎝로 조파를 할 때에는 10a당 약 800㎖의 종자가 소요되며, 산파를 하려면 약 6ℓ의 종자가 필요하다. 무를 재배하는 것보다 유리한 점은 열무를 파종한지 1개월 후부터는 필요에 따라 어느 때라도 배추를 정식하면 뿌리혹병이 방제되는 것이다. 열무의 뿌리는 뿌리혹병균을 유인하여 증식을 못하도록 하는 것이므로 파종량은 적은 것 보다 많은 것이 뿌리의 밀도가 높아지므로 방제효과도 높아진다.

열무는 고온기에는 생육이 부진하여 여름철 시세가 의외로 비쌀 때도 있으므로 파종시기를 조절하면 그 자체도 높은 소득작물이 될 수도 있다. 열무와 배추는 같은 십자화과 작물이면서도 뿌리혹병균에 대하여는 품종에 따라 증식시키기도 하고 억제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병충해는 공통적으로 증식시키는 것도 있으므로 관찰을 게을리 하면 안 될 것이다. 또한 이 시험은 뿌리혹병균을 되도록 많이 증식시켜서 실시한 것이지만 그 이상으로 병균이 많을 경우도 있을 것이므로 pH, 배수대책 등 기타 환경조건은 최대한 좋은 조건으로 관리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